[반기문 유엔 사무총장 연임] 연임案 3초만에 통과… ‘반기문의 날’ 北대표도 박수
입력 2011-06-22 21:59
뉴욕 유엔본부에서 21일(현지시간) 오후 3시 열린 유엔 총회는 ‘반기문의 날’을 기념하는 행사였다. 1시간여 열린 총회에서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의 연임 추천 결의안이 통과되는 데 걸린 시간은 딱 3초였다. 나머지 시간은 반 총장에 대한 찬사와 박수로 채워졌다.
◇회원국들, 연임안 전폭 지지=각 지역 대표들과 총회 주최국 미국 대표 등의 발언은 지난 4년6개월간 반 총장이 보여준 헌신과 업적에 대한 찬사로 가득찼다. 또 내년 1월부터 시작되는 두 번째 5년 임기의 성공을 바라는 기원이 담겨 있었다. 여기엔 북한 대표들의 박수도 포함돼 있었다.
회원국 대표들은 결의안 투표를 위해 총회에 참석했다기보다는 사실상 연임을 축하하러 온 하객들이었다. 회원국 대표들은 연임안이 통과된 뒤 반 총장이 총회장으로 입장하자 전원 기립 박수를 보냈다. 반 총장은 입장하면서 통로 쪽 참석자들과 악수하며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총회 개최국 대표 자격으로 발언한 수전 라이스 유엔 미국 대사는 최고의 수사를 동원했다. 그는 “어느 누구도 유엔 사무총장의 자리가 어떤지 반 총장보다 잘 이해하지 못한다”며 “소리 없는 목소리에 귀 기울이는 지도자이며, 코트디부아르와 리비아 사태와 관련해 보여준 모습은 평화와 안보의 챔피언이었다”고 극찬했다.
이어 반 총장은 유엔 헌장 원본에 손을 얹고 유엔 사무총장직을 성실하게 수행하겠다고 선서했다. 선서 뒤 그는 영어와 프랑스어로 “표현할 수 없는 감사를 드린다. 아직도 갈 길이 멀다”면서 “모든 헌신과 에너지를 다해 노력하겠으며, 함께하면 어려움과 불가능은 없다”고 강조했다. 반 총장은 인사를 끝내며 영어, 프랑스어, 중국어, 일본어, 러시아어 등으로 “감사하다”고 말했다. 회원국 대표들은 전원 큰 박수로 다시 한 번 연임을 축하했다.
◇한국, 지위에 맞는 기여해야=반 총장은 연임안 통과 뒤 한국 특파원들과 만나 “국제사회가 생각하는 한국의 기여도는 한국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높다”면서 “한국은 상응하는 기여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반 총장은 2기 임기의 우선 어젠다로 기후변화를 포함한 지속개발을 꼽았다. 그는 “물 부족, 에너지 부족, 식량 위기, 보건 문제 등을 좀 더 광범위하고 전체적인 맥락 속에서 검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핵 없는 세상, 질병 예방 등에 대한 비전도 앞으로 있을 총회에서 제시토록 하겠다.”고 말했다.
남북관계에 대해선 “당사자들이 교류·협력을 확대해야 한다”면서 “유엔은 6자회담을 통해 북핵 문제가 해결될 수 있도록 측면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또 “북한은 나의 방문을 언제든지 환영한다는 입장이다. 적절한 시기와 현안 해결에 대한 기대를 봐가며 (방북을) 결정하겠다”고 덧붙였다.
뉴욕=김명호 특파원 mh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