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 에세이-삶의 풍경] 우리에게 스승의 의미

입력 2011-06-22 18:05


31년 만에 여고시절 스승을 만났습니다. 미술 선생님이시던 박종관 선생님. 어느덧 세월이 눈 깜짝할 사이 지났습니다. 하얀 눈발이 완전히 뒤덮인 선생님의 머리에는 어느 사이 백발이 완연합니다.

우리들 머리에도 눈발이 내려앉고 있습니다. 선생님처럼은 아니지만…. 간간히 성긴 머리카락 사이로 삐죽이 젊음이 사라지고 훈장처럼 고달픈 삶이 앉아있습니다. 선생님이 계시다는 이유만으로 우리는 든든한 백을 가졌습니다. 스승은 기둥입니다. 기둥 없이 집이 완성될 수 없었으니까요. 기둥이셨던 선생님을 만나면 이내 어린 시절로 돌아갑니다. 이제 늦기 전 선생님을 찾아뵙는 것은 어떨까합니다. 그래서 선생님을 만나 그간 살아온 이야기를 들려 드리고 지나간 그분의 청춘을 들으며 어리광을 부리는 학생이 돼 보는 것은 어떤지요. 그러면 우리는 정말로 그 시절로 돌아갈 것입니다.

그림·글=김영미(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