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모의 수능 채점해보니… 733명이나 만점 ‘역시 물수능’
입력 2011-06-21 21:47
6월 모의수능 채점 결과 언어·수리(가·나형 포함)·외국어 모두 만점을 받은 수험생이 733명이나 나왔다. 영역별 만점자도 최대 3.34%까지 치솟는 등 시험이 너무 쉬워 실제 수능 때까지 ‘물수능’ 논란은 계속될 전망이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평가원)은 지난 2일 치러진 6월 모의수능 채점 결과를 21일 발표했다. 평가원에 따르면 언어·수리 영역에서 당초 출제 기준인 ‘만점자 1%’보다 2∼3배 많은 만점자가 나왔다.
만점자는 언어 2.18%(1만4146명), 수리가형 3.34%(6212명), 수리나형 3.10%(1만3924명) 등 이전 수능에 비해 급증했다. 반면 외국어(영어) 만점자는 0.72%(4668명)로 1%에 미달했다.
언어·수리·외국어 3개 영역 모두 만점을 받은 수험생은 이과생(수리가형 응시) 160명, 문과생(수리나형 응시) 573명으로 733명이었다. 지난해 11월 수능에서 언·수·외 만점자가 11명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만점자가 70배 가까이 늘었다.
표준점수 최고점도 대폭 하락했다. 표준점수 최고점은 시험이 쉬우면 떨어진다. 영역별 표준점수 최고점은 언어 123점, 수리가 133점, 수리나 141점, 외국어 141점이었다. 지난해 11월 수능과 비교하면 언어는 17점, 수리가 20점, 수리나 6점, 외국어 1점이 낮은 것이다. 만점자가 속출하면서 등급 비율도 1등급 4%, 2등급 7%, 3등급 11% 등의 정상분포와는 달리 언어 1등급 비율이 6.15%, 수리 가형 8.03% 수리나형 5.69%에 달했다.
모의 수능이 계획보다 훨씬 쉽게 나오면서 ‘물수능’ 논란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오종운 이투스청솔 평가이사는 “모의평가 언·수·외 만점자가 서울 최상위권 대학 주요학과의 정시모집 인원보다 많다”며 “실제 수능 난이도가 모의평가 수준이 된다면 최상위권은 실수에 따라 등급이 뒤바뀔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평가원은 충분히 변별력을 확보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서울대 등 최상위권 대학의 경우 논술 등 대입 전형요소가 다양화됐고 탐구영역까지 감안하면 만점자 수는 10여명대로 줄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성태제 평가원장은 “11월 실제 수능에서는 영역별 만점자 1% 수준이 되도록 출제하겠다”며 “수능이 과도하게 학습을 유발하는 것보다는 ‘자격시험’으로 가야 된다는 기본 방향은 변함없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수험생들이 쉬운 수능 기조에 맞춰 입시 전략을 짜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영덕 대성학력개발연구소장은 “수능이 쉬워지면 수험생들이 대거 수시모집에 지원해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수시모집 요강을 분석해 자신에게 적합한 전형에 대비해야 한다”며 “정시 최상위권 모집 단위에서는 논술, 학생부 등 다른 전형 요소의 영향력이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유웨이중앙교육 이만기 평가이사는 “대학에 따라 수능 영역별 반영 비율이 다르기 때문에 지원 희망 대학의 수능 반영 영역 및 가중치를 확인하고 이에 맞는 전략을 짜야 한다”고 조언했다.
임성수 기자 joyls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