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선의 원희룡·권영세 의원도 전대 출마 선언 “화합형 당대표가 되겠다” 합창

입력 2011-06-20 22:21

한나라당 원희룡(3선) 권영세(3선) 의원이 20일 당 대표 경선출마를 선언하면서 7·4 전당대회 출마 후보들의 면면이 사실상 확정됐다. 공식 선거운동을 앞두고 판세 전망이 엇갈리는 가운데 후보들 간 신경전도 본격화되고 있다.

원 의원과 권 의원은 여의도 한나라당 당사에서 1시간 간격으로 기자회견을 갖고 ‘화합형 당 대표’가 되겠다는 공약을 내걸었다.

권 의원은 “중도가치를 일관되게 추구해 온 화합형 지도자는 제가 유일하다”며 지지를 호소했다.

반면 원 의원은 자기희생을 통한 리더십을 강조하며 내년 총선 불출마 의사를 밝혔다. 그는 “리더십은 자기변화와 희생의 실천으로부터 나와야 한다”면서 자신의 지역구인 서울 양천갑 지역을 당의 참신한 인재에게 양보한다고 밝혔다. 그는 대신 “우리 당이 내년 총선에서 국민들로부터 더 많은 선택을 받을 수 있도록 대선주자들과 발이 부르트도록 전국을 누비겠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불출마를 선언한 원 의원에 대한 상대 후보들의 비판이 잇따랐다.

권 의원은 “원 의원과 같은 또래의 정치인인 김민석 의원이 갔던 길을 밟지 않기를 바란다”고 지적했다. 대표적인 소장파로 활동하던 원 의원이 친이명박계와 손잡고 입지를 확보하려 했다는 당 내외의 비판을 옮긴 것이다. 홍준표 의원 측도 “고도로 계산된 정치적 쇼일 뿐”이라며 “결국 다음 서울시장 선거를 노리고 총선 불출마를 선언한 것”이라고 폄훼했다.

권 의원은 전 지도부 출신으로 출마를 선언한 홍준표(4선), 원희룡, 나경원(재선) 의원을 겨냥해 “재보선 패배의 책임을 지고 물러나겠다던 전임 지도부 세 분이 1년의 잔여 임기를 채우기 위해 다시 전당대회에 나섰다”면서 “전당대회가 자신을 위해 당을 버리려는 분들의 각축장으로 변해가고 있다”고 비판했다.

후보 간 합종연횡 움직임도 구체화되고 있다. 당권도전 의사를 밝힌 남경필(4선) 의원은 이날 친박계 당권 후보인 유승민(재선) 의원에게 러브콜을 보냈다. 남 의원은 한 라디오방송에 출연해 “유 의원은 좋은 정책연대 대상 중 한 명이고, 앞으로 생각과 추진의지가 같다면 정책연대를 고려해 볼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전대 출마설이 나돌던 김형오 전 국회의장은 불출마를 선언하고 “모든 후보들이 책임 있는 정당, 화합하는 정당으로 거듭나도록 분골쇄신할 것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친이계인 이군현 의원과 정몽준 전 대표와 가까운 전여옥 의원도 전대 불출마로 입장을 정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노용택 기자 nyt@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