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방선교회, 러시아 여인 뇌종양 수술 돕다
입력 2011-06-20 16:37
[미션라이프] “들을 수 있어 너무 행복합니다. 버려진 저를 이렇게 한국교회에서 거둬주시니 고맙습니다. 부족하지만 저처럼 아픈 사람 치료하는 의사가 되고 싶습니다.”
러시아 연해주에서 온 아츠가 로바 리나(21)씨가 열방선교회 등의 후원으로 지난 9일 서울 풍납동 서울아산병원에서 뇌수술을 받고 들을 수 있게 됐다.
리나의 어머니 즈갈리나 스베따(58)씨는 “뇌종양 정도가 너무 심해 크게 기대하지 않았다”면서도 “하나님께 기도하는 마음으로 6.2cm의 종양을 제거하는 수술을 12시간 동안 했는데 기적적으로 들을 수 있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금빛 머리칼과 푸른 눈을 가진 리나가 병이 난 것은 2007년 초. 여느 소녀처럼 꿈을 갖고 예쁘게 살아오던 리나씨는 미용기술학원 학생으로 헤어 디자이너를 꿈꾸며 성실히 공부했다.
그러나 공부하는 즐거움도 잠시. 원인모를 종양이 뇌에 생겨 듣지도 보지도 못하는 상태가 됐다. 설상가상으로 오른쪽 손과 발이 마비되어 걸을 수도 없는 중증 장애인이 됐다. 이로 인해 리나는 죽을 날만 기다리며 근근이 살아왔다. 이런 리나에게 하나님의 손길이 미쳤다. 지난 1일 한줄기 소망을 품고 어머니가 공장 일을 하며 돈을 벌고 있는 낯선 한국땅을 찾은 것.
리나는 수술 후 들리는 말이 신기해 탄성을 질러댔다. 어둠의 삶이 한꺼번에 열리는 감동에 몸을 떨었다.
리나의 수술을 주선한 열방선교회(경기도 안산 이동 소재)는 2002년 4월 설립했다. 선교회에는 현재 갈 곳 없는 외국인 30여명이 생활하고 있다. 고려인 후손과 러시아인, 우즈베키스탄 카자흐스탄, 키르키스스탄에서 온 사람까지. 20대부터 60대까지 다양하다. 이 중 절반 정도는 몸이 불편한 환자이다. 이제까지 2000여명이 이곳을 거쳐 갔다.
대표인 윤영숙(59) 목사는 이들을 단순히 소외 계층으로만 보지 않는다. 앞으로 고국으로 돌아가 그들의 나라를 변화시킬 십자가 군병으로 생각하기 때문이다. 매일 성경공부를 시키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윤 목사는 “리나가 완치되어 바울처럼 헌신하는 선교사로 쓰임 받을 수 있도록 중보 기도해 달라”고 부탁했다. 그는 이어 “하나님이 모두 해결해 주실 줄 믿고 리나의 병원 재정보증을 섰다”며 “하지만 현재 미납한 병원비가 2500만원에 달해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 ‘선한 사마리아인’의 도움을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열방선교회 ilovean.com·031-416-0144). 글·사진=
국민일보 미션라이프 유영대 기자 ydyo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