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사업 수직계열화 20년, SK 울산공장… 하루 50만 배럴 수출 ‘광활한 콤플렉스’

입력 2011-06-19 18:39


지난 17일 오후 SK 울산 콤플렉스(CLX) 제6부두에서는 7만t급 수송선에 수출용 항공유를 선적하는 작업이 한창이었다. SK에너지 정대호 석유수출 2팀장은 “민간 여객기용 항공유 30만 배럴을 싣고 중국으로 갈 배”라면서 “이 정도는 중소형 선박에 속한다”고 귀띔했다. 30만 배럴을 싣기 위해서는 시간당 1만2000배럴씩 꼬박 하루가 걸린다.

826만㎡(250만평) 규모의 울산 CLX에는 원유저장시설, 정유공장, 중질유 분해공장, 나프타분해공장, LPG 지하암반 저장시설, 송유관, 전용 부두가 모여 있다. CLX라는 이름이 붙은 이유다. 버스를 타고 대충 둘러보는 데만 1시간 넘게 걸렸다. 이곳에서 생산된 다양한 석유제품은 8개 전용 부두를 통해 러시아, 중국, 인도네시아 등 세계 각국으로 수출된다. 전용 부두는 선박 22척이 동시에 접안할 수 있고 하루 평균 50만 배럴이 수출되고 있다. 국내 석유 소비량이 하루 200만 배럴인 점을 감안하면 이 중 4분의 1이 SK 울산 부두를 통해 수출 되는 셈이다.

내수 위주였던 SK의 석유사업이 수출 중심으로 바뀐 계기는 1991년 6월 원유에서 석유 완제품까지 모두 생산하는 수직계열화였다. 당시 4조원이던 매출은 20년이 지난 현재 45조8669억원으로 10배 넘게 성장했다. 현재 수출물량은 27조7200억원가량으로 전체 매출의 60%를 차지한다. 20년 전 1조원이던 수출이 27배나 늘어난 것이다.

수직계열화는 시작에 불과했다. “내수 시장에서는 ‘완성’을 의미하지만, 글로벌 시장에서는 ‘시작’일 뿐”이라는 최태원 회장의 판단에 따라 이후 글로벌 비전을 실현하기 위한 투자가 강화됐다. 2조원 규모의 울산 2차 중질유 분해공장 준공을 비롯해 1000억원이 넘는 인도네시아 윤활유공장, 5000억원 규모의 페루 액화천연가스(LNG) 공장 등 국내외 투자가 이어졌다. SK의 자원개발 해외 투자는 2005년 1300억원에서 지난해 1조3000억원으로 크게 늘었다.

SK는 차세대 에너지원으로 주목받는 LNG를 비롯해 신재생에너지, 2차전지 등 모든 에너지 관련 사업에 대한 2차 수직계열화를 서두르고 있다. 이만우 SK 브랜드관리실장은 “SK는 20년 전 석유에서 섬유까지의 수직계열화를 발판으로 LNG, 녹색에너지 등으로 수직계열화를 확대해 진정한 에너지 리더로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울산=맹경환 기자 khmae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