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 관절염, 성장통으로 오인했다간 큰일나요

입력 2011-06-19 17:27

4∼12세 사이 어린이들이 흔히 겪는 성장통은 뼈를 싸고 있는 골막이 늘어나면서 주위 신경을 자극하기 때문에 생기는 통증이다. 많은 부모들이 성장기의 통과의례쯤으로 치부해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이 같은 관절통을 무조건 성장통이라 단정 짓고 넘길 경우 자칫 큰일을 겪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서울 은평튼튼병원 조인기 원장은 19일 “관절통은 4∼12세 어린이에게 흔한 일과성 관절염(일과성 고관절 활액막염)과 화농성 관절염, 소아 류머티즘성 관절염 등 관절 질환이 원인일 수도 있으므로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경고했다.

일과성 관절염은 고관절(엉덩이관절)이나 무릎 통증이 나타나면서 다리를 절고, 무릎을 굽히지 못하는 등 운동장애를 겪게 되는 병이다. 보통 여아보다 남아에게 많고 감기나 중이염을 앓은 후, 외상을 당한 후 발생한다. 평균 10일 정도 통증을 느끼게 되지만 일과성이란 말 그대로 4주 이내에 자연 치유되는 것이 특징이다.

문제는 이런 일과성 관절염이나 성장통과 비슷해 보이지만, 즉시 수술로 염증을 걷어내지 않을 경우 관절이 파괴되는 화농성 관절염이다. 이 병은 뼈와 뼈 사이의 공간인 관절강에 염증이 생기는 질환으로, 상처부위나 음식물을 통해 침투한 세균 감염이 원인이다. 이 병에 걸린 어린이들은 다리를 쭉 펴지 못하거나 걷기 힘들어하고 엉덩이뼈나 무릎 통증을 호소하게 된다. 고열과 부종을 동반하고, 식욕감퇴나 권태감이 나타나기도 한다. 조 원장은 “화농성 관절염을 방치하면 성장판이 망가져 다리가 짧아지거나 관절이 심하게 변형될 뿐 아니라 세균이 뿜어내는 독소가 피돌기를 따라 폐나 뇌 속으로 들어가 생명을 위협할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

소아 류머티즘성 관절염은 감기와 성장통이 합쳐진 것 같은 증상을 보인다. 열이 나고, 관절이 부으면서 통증을 수반하기 때문이다. 성인 류머티즘성 관절염과 달리 손목이나 무릎, 발목과 같이 비교적 큰 관절에서 생긴다.

조 원장은 “아이가 유독 야간에만 통증을 호소하거나 양쪽 다리에 간헐적으로 통증을 호소할 경우 성장통으로 여겨 방치하지 말고, 일단 소아정형외과 전문의를 찾아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안전하다”고 조언했다.

이기수 의학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