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닷없는 ‘공천 합의설’ 진원지 싸고도 說 분분
입력 2011-06-17 18:26
청와대와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 측이 17일 느닷없는 ‘총선 공천 합의설’로 곤욕을 치렀다. 일부 언론은 이날 “청와대와 박 전 대표 측 핵심 관계자들이 지난 3일 이명박 대통령과 박 전 대표의 회동에 앞서 ‘계파를 따지지 않고 공천한다’고 합의했다”고 보도했다.
이에 양측은 강하게 부인했다. 당시 회동 조율 창구였던 정진석 전 청와대 정무수석은 “정치권에서 그런 얘기가 나올 수는 있으나, 두 분 회동에 앞서 그런 식의 합의를 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대통령이 회동 이후 (나에게) 회동 내용을 알려줄 때도 공천 얘기는 없었다”고 말했다. 박 전 대표도 “공천 합의는 전혀 모르는 일이며, 이 대통령과 그런 대화를 나눈 적도 없다”고 말했다고 한나라당 이정현 의원이 전했다. 공천 합의 당사자로 거론된 박형준 청와대 사회특보, 한나라당 이학재 최경환 의원도 모두 합의설을 부인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런 식의 합의는 이 대통령과 박 전 대표 모두에게 도움이 되지 않는 것인데, 난데없는 합의설이 나와 난감하다”고 말했다. 이정현 의원도 “공당인 한나라당이 엄연히 존재하는데 두 분이 공천 원칙을 만들 수 있겠느냐. 두 분은 그런 원칙을 논의할 입장이 아니다”고 말했다.
청와대와 여권 내부에서는 갑작스런 공천 합의설의 ‘진원지’를 둘러싼 다양한 설이 나왔다. 일각에서는 최근 형성된 이 대통령과 박 전 대표의 협력 관계를 흔들려는 세력을 진앙지로 지목하기도 했다. 여권 관계자는 “이 대통령과 박 전 대표가 우호적인 분위기를 형성할수록 힘을 잃는 세력이 일부러 이상한 방향으로 흘린 것 아니냐는 의심도 든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과 박 전 대표는 지난해 8월 21일 독대를 통해 정권 재창출을 위해 함께 노력키로 합의했고, 지난 3일에도 만나 박 전 대표의 적극적인 역할론에 공감했었다.
일각에서는 모 여권 인사가 회동 내용을 잘 알지도 못한 상황에서 본인의 추정과 희망 사항을 버무려 말을 만들어 낸 것 아니냐는 관측도 있다.
남도영 노용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