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근원 소비자물가 3년래 최대폭 상승

입력 2011-06-16 21:29

통화정책에 크게 반영되는 근원 소비자물가(CPI)가 지난달 최근 3년 사이 최대폭으로 상승한 가운데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곧 인플레이션 목표치를 설정할 것으로 보인다는 관측이 나왔다.

연준 일각에서는 그간 인플레 목표치를 2%로 설정하는 게 도움이 된다는 견해가 제시됐으나 정책 수행의 족쇄가 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실행하지 못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16일(현지시간) 미국의 주택·산업 지표가 저조하게 나온 점을 지적하면서 이런 ‘스태그플레이션(고물가저성장)’이 연준의 통화정책 여지를 좁힌다고 분석했다.

앞서 미 노동부는 15일 5월 가격 변동이 심한 에너지와 식품류를 제외한 근원 CPI가 0.3% 올라 2008년 7월 이후 가장 큰 월간 상승폭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지난 6개월간을 환산하면 일반 CPI는 5.1%, 근원 CPI는 2.1% 올라 가파른 물가상승 속도를 보여주고 있다.

이에 비해 뉴욕연방은행은 이날 미 동부지역의 제조업 경기를 예고하는 엠파이어스테이트지수가 6월 들어 마이너스 7.8로 떨어졌다고 밝혔다. 이 조사에서 지수가 마이너스 영역으로 떨어진 것은 지난해 11월 이후 처음이다.

이에 따라 연준이 조만간 처음으로 인플레 목표치를 설정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자칫 미 경제가 일시적인 경기후퇴 후 다시 회복하는 ‘소프트 패치’가 아니라 경기회복 후 재하강을 뜻하는 ‘더블딥’으로 빠져들 우려가 커졌기 때문이다.

장지영 기자 jy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