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카스 약국외 판매 허용 “슈퍼에 새 강자온다” 업계 긴장
입력 2011-06-16 21:32
박카스 등 자양강장 드링크류 12개의 약국 외 판매가 허용되면서 음료업계가 긴장하고 있다. 오는 8월 이후 슈퍼, 편의점, 대형마트 등으로 박카스의 유통망이 크게 확대될 경우 음료시장 판도를 흔들지 않을까 하는 경계심이 담겨 있다.
박카스 경쟁 제품으로 분류되는 광동제약의 ‘비타500’이나 롯데칠성의 ‘비타파워’ 등 비타민 드링크제는 물론 코카콜라의 ‘번 인텐스’ 등 에너지 음료시장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박카스는 유통망이 약국으로 한정된 상황에서도 지난해 1280억원의 높은 매출을 올렸다. 약국과 소매점에서 동시에 판매될 경우 매출이 더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
음료업계 관계자는 17일 “음료시장에서 단일 제품이 1000억원 이상의 매출을 올리기가 쉽지 않기 때문에 박카스 정도면 대박상품으로 꼽힌다”며 “당장 박카스와 경쟁하는 제품이 없는 업체도 박카스 소매점 판매 이후 상황을 주목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카스 제조업체인 동아제약은 8월 이후 유통 전략을 수립하느라 분주한 모습이다. 동아제약 관계자는 “박카스의 약국 외 판매가 허용된 이후 상황에 대해 구체적으로 대비하지는 않았다”며 “약국 외 판매를 먼저 시작한 일본 사례도 살펴보고 여러 상황을 다각도로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동아제약은 오랫동안 약국에서만 박카스를 판매해 왔기 때문에 약국과의 관계 설정 등을 놓고 고심하는 눈치다.
음료업계 일각에서는 박카스의 소매점 판매가 음료시장의 판도를 바꿀 만큼 영향력을 행사하지 못할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음료시장 규모가 3조8000억∼4조원에 이르기 때문에 연매출 1280억원의 제품이 시장 전체를 흔들 정도로 파급력이 있다고 보지 않는 것이다.
유통업계는 박카스의 약국 외 판매를 환영하는 분위기다. 박카스 판매가 집객 효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박카스가 유통망을 어떻게 장악하느냐에 따라 음료업계 판도를 바꿀 수도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특히 오래 전부터 일반의약품의 약국 외 판매를 적극 지지했던 편의점업계는 박카스가 신규 고객 유입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고 있다. 박카스 판매가 매출 증대에 크게 기여한다기보다 새로운 소비자 층을 끌어들일 수 있다는 것이 업계 시각이다.
대형마트 업계도 박카스 판매가 시장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고 있다. 박카스의 경쟁 제품으로 꼽히는 비타500, 비타파워 등 비타민 드링크 제품들의 대형마트 매출이 안정적인 상황에서 1위 제품이 들어오는 것을 마다할 이유가 없는 것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박카스 판매를 적극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판매망이 확대된 만큼 매출 증가도 예상된다. 현대증권 김혜림 연구원은 “소매점에서 박카스가 판매되면 판매 수량은 올해 추정치였던 3억5900만병보다 1.5배, 연간 매출액은 7%, 영업이익은 13%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며 박카스 매출액 증대 효과가 클 것으로 내다봤다.
문수정 기자 thursda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