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지원 표류·노동계 총파업… 혼돈의 그리스
입력 2011-06-16 21:46
극심한 혼돈에 휩싸인 그리스가 새 내각 구성이라는 승부수를 띄웠다. 국가부도(디폴트)를 막기 위한 유럽연합(EU)의 추가 금융지원안이 표류하고, 노동계가 총파업하는 가운데 나온 특단의 조치다.
◇새 내각 구성·신임투표=게오르기오스 파판드레우 그리스 총리가 새 내각을 구성하고 의회 신임투표를 추진하겠다고 발표했다고 AFP통신이 1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파판드레우 총리는 15일 저녁 국영TV 연설을 통해 “국가가 중대한 국면에 있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그는 앞서 제1야당인 신민주당(ND) 등 야권에 거국내각 구성을 제안했으나 협상에 실패했다.
파판드레우 총리는 “나는 사회당, 관리들, 그리고 그리스 국민과 함께 같은 길, 책임의 길을 계속 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그러나 새 내각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은 언급하지 않았다.
한편 집권 사회당 소속 게오르게 플로리디스(55) 의원이 이날 정부의 재정 긴축 계획에 반대해 탈당한다고 밝혔다. 이틀 전에도 게오르게 리아니스 사회당 의원이 같은 이유로 당을 나갔다.
◇노동계 총파업, 국제 금융 시장 출렁=그리스 양대 노조인 공공노조연맹(ADEDY)과 노동자총연맹(GSEE)이 정부의 재정긴축 계획과 국유자산 민영화 프로그램에 반발, 15일 동시 총파업을 벌였다. 수도 아테네에서는 범죄가 급증하는 등 사회혼란이 가중되고 있다고 인터내셔널 헤럴드 트리뷴(IHT)이 16일 보도했다. 기오르고스 카미니스 아테네 시장은 “경제 위기에 극단적인 범죄까지 더해지면서 도시가 붕괴될 위기에 처해 있다”고 말했다.
전 세계 금융시장도 이날 크게 출렁거렸다. 유럽과 미국 등 주요국 주식시장은 일제히 하락세를 나타냈다. 국제 유가 역시 유럽의 채무위기가 큰 부담으로 작용하면서 폭락했다. 외환시장에서는 유로존의 부채 위기가 다시 부각되면서 유로화가 달러화에 대해 2% 가까이 떨어지는 급락세를 보였다.
◇추가 구제금융 결정 미뤄질 듯=그리스 국가부도를 막기 위해 지난 14일 브뤼셀에서 긴급 회동한 유로존(유로화 사용국) 재무장관들은 6시간 넘는 회의에도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로이터통신은 유로존 최대 경제국인 독일과 유럽중앙은행(ECB)의 의견 차이가 워낙 커 최종 구제금융안이 이달 안에 나오기 어렵다고 보도했다.
다만 국제통화기금(IMF)의 5차분 구제금융 120억 유로는 다음 달 초 집행이 이뤄질 수 있어 9월까지는 국채 상환에 문제가 없다고 올리 렌 유럽연합(EU) 경제·통화담당 집행위원이 밝혔다.
한승주 기자 sjh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