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달러로 오바마와 저녁을” 지지자에 초대장… 소액기부 선거운동 전략
입력 2011-06-16 18:27
‘단돈 5달러(약 5400원)에 대통령과 저녁 식사를.’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재선 캠페인 본부가 지지자들에게 이메일 초대장을 보냈다. 15일(현지시간) 시카고 트리뷴지에 따르면 시카고의 오바마 재선 본부는 ‘버락과 함께 저녁을’이란 제목의 초대장에서 ‘5달러 이상을 기부하면 대통령과 함께하는 특별한 저녁식사 기회를 얻을 수 있다’고 제안했다.
물론 5달러를 낸다고 다 저녁식사를 같이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기부금 액수와 상관없이 접수 번호 추첨을 통해 단 4명만 기회를 갖게 된다. 저녁식사 장소가 백악관이 될지, 아니면 다른 어떤 특별한 장소가 될지는 공개되지 않았다. 선택된 4명에게는 항공요금도 제공된다.
초대장에서 오바마 대통령은 “이 자리는 형식적인 행사가 아니라 저녁식사를 하며 격의 없는 대화를 나누는 자리”라고 밝혔다. 이어 “단지 나를 만나기 위해 기부하라고 요구하지 않겠다. 미국을 더 좋은 나라로 만들어 갈 수 있는 아이디어를 갖고 와 달라”고 당부했다. 초대장 끝에는 형식을 갖춘 ‘버락 오바마’ 대신 친근한 사이에만 사용하는 ‘버락’이라는 이름만 서명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2008년 후보 시절 개미군단으로부터 소액 기부금을 엄청나게 이끌어내면서 역대 최대 선거자금 모금을 기록했다. 당시 그가 모은 선거후원금 중 소액기부(200달러 이하) 비율은 57%로, 3억5400만 달러였다. 소액기부금은 오바마 진영의 ‘돈줄’이었고 ‘검은 돌풍’의 진앙이었다.
오바마 대통령 재선캠프는 이번에도 인터넷을 통한 소액기부 캠페인을 재선 선거운동의 핵심 전략으로 삼고 있다. 재선본부 측은 “기부금 5달러는 1075달러(약 120만원) 정도의 가치를 지닌다”고 나름대로 평가했다.
워싱턴=김명호 특파원 mh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