벡스타인 콩쿠르 우승 진영선씨 “피아노 선율에 위로·희망 담아 이웃에 전하는 것이 나의 소명”
입력 2011-06-16 18:03
“네 살 때 어머니께서 피아노를 가르쳐 주셔서 치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줄곧 하나님이 나에게 주신 달란트를 어떻게 사용해야 하는지를 고민하며 살아왔습니다.”
피아니스트 진영선(29·사진)씨는 독일 슈투트가르트 국립음대와 트로싱엔 국립음대에서 최고연주자 과정을 밟고 있다. 여기서 만난 친구들과 ‘트리오 콘 스피리토’라는 앙상블을 구성해 장애인들을 위한 음악회를 종종 열었다. 유럽밀알선교단과 예후디 메뉴힌 장학재단이 마련한 무대에서는 소외 이웃들을 위해 연주했다.
“세상 사람들에게 위로와 희망을 전하는 삶요. 그게 바로 하나님이 저에게 피아노를 치라고 명하신 이유였습니다.”
진씨는 최근 독일 트로싱엔에서 열린 벡스타인 콩쿠르에서 우승하며 다시 한번 이런 비전을 구체화했다. 이 콩쿠르는 세계 3대 명품 피아노 회사인 독일의 벡스타인이 주최한 것으로, 진씨는 1등을 하면서 벡스타인 매니지먼트에 소속돼 앞으로 폭넓은 연주활동을 할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됐다. 본보와의 이메일 인터뷰에서 그는 젊은 음악인의 소명을 밝혔다.
“2005년 독일로 건너와 처음 낯선 땅에서 얼마나 외롭고 힘들었는지 모릅니다. 베를린 한빛교회에서 5년 동안 반주자로 봉사하며 격려와 큰 위로를 받았지요.”
진씨는 3대째 아현감리교회에서 신앙생활을 하는 독실한 믿음의 가정에서 자랐다. 어릴 때부터 매일 저녁 온 가족이 둘러앉아 가정예배를 드렸고, 할머니 어머니와 성가대에서 봉사했다. 늘 찬양을 가까이 하며 살아온 그는 누구보다 음악이 전해주는 ‘힘’을 알고 있었다. 그래서 ‘트리오 콘 스피리토’를 결성했다. 바이올린의 정진희씨, 첼로의 정광준씨도 모두 믿음의 동역자로 진씨와 같은 꿈을 꾸고 있다.
“힘든 세상에서 방황하는 이들에게 그리스도의 사랑이 담긴 음악을 들려주겠습니다. 어려운 사람들을 찾아가는 연주도 마다하지 않겠습니다. 세상에서 소금과 같은 연주자가 되겠습니다.”
노희경 기자 hkro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