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고 험한 US오픈 코스 이븐파면 크게 웃는다
입력 2011-06-15 22:09
‘우승 스코어는 이븐파.’
16일 밤(한국시간) 미국 메릴랜드주 베데스다의 콩그레셔널 골프장에서 개막되는 올 시즌 두 번째 메이저대회인 제111회 US오픈. 미국골프협회(USGA)가 주관하는 이 대회는 정통적으로 ‘러프(rough)오픈’이라 불린다. USGA는 1년 전부터 대회를 준비하면서 러프를 질기고 길게 만드는데 심혈을 기울인다. 그래서인지 4대 메이저대회 중 가장 어려운 대회가 바로 US오픈이다. 지난해 마스터스(14언더파) 브리티시오픈(16언더파) PGA챔피언십(10언더파) 우승자 스코어는 언더파였지만 US오픈만 이븐파에서 우승자가 나왔다.
2005년 이후로 이 대회 언더파로 우승한 선수는 2008년 타이거 우즈(1언더파), 2009년 루카스 글로버(4언더파) 단 두 명뿐이다. 2006년과 2007년에는 연달아 5오버파가 우승 스코어였다.
올해는 거친 러프 외에 긴 전장과 유리알 그린으로 코스가 무장됐다.
러프 길이는 무려 10.2∼15.2㎝에 달하고, 그린 스피드는 14.5피트로 맞춰졌다. 14.5피트는 그린이 빠르기로 유명한 지난해 마스터스 대회 때(12∼12.5피트)보다 빠른 것이다.
긴 전장은 입을 다물지 못하게 한다. 파71에 7574야드 코스에서 가장 긴 9번 홀(파5)은 636야드나 되고, 파4 홀 가운데 가장 긴 18번 홀은 523야드에 이른다. 18번 홀은 대회 역사상 두 번째로 긴 파4 홀로 챔피언을 결정지을 ‘승부 홀’로 손색이 없다. 역대 대회 최장 파4 홀은 2009년 베스페이지 스테이트 파크 블랙코스의 7번 홀로 525야드였다.
최경주(41·SK텔레콤)는 이 홀에 대해 “드라이버 티샷을 하면 5번 아이언으로 공략하게 돼 까다롭다”고 말했다. 많은 선수들이 이 홀에서 롱 아이언으로 두 번째 샷을 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파3인 2번 홀은 233야드로 그린 주변에 벙커 6개가 펼쳐져 있다. 코스 전체에는 96개의 벙커와 5개의 워터 해저드가 있어 선수들을 괴롭힐 것으로 예상된다. 세계랭킹 7위 그레엄 맥도웰(북아일랜드)은 “파를 지키는 것이 우승으로 가는 지름길이다”며 “아마도 이븐파에서 챔피언이 나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준동 기자 jd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