代이어 온 가족 병역의무 병역명문가 302가문 탄생… 강건배씨 가문에 대통령표창

입력 2011-06-15 19:43


㈜해양로지텍 대표이사 강건배(45)씨 가문이 15일 2011년도 최고의 병역명문가로 선정됐다. 병무청은 이 가문에 대통령표창을 수여할 예정이다.

강씨 가문은 6·25전쟁에 참전한 1대 고(故) 강재운씨와 2대 아들 4형제, 3대 손자 6명 등 가족 11명 모두가 병사로 총 313개월간 복무했다. 강재운씨는 6·25전쟁 때 북한군에 포로가 됐다가 1954년 국군포로 교환 때 귀환했다. 그는 전쟁 중 가장 치열했던 중부전선 백마고지전투에서 포탄을 안고 적의 토치카에 뛰어들어 산화한 육탄3용사 중 한명인 강승우 소위의 사촌형이다.

2대의 장남 고 강광남씨는 결혼하고 늦은 나이에 입대했고 아들이 육군사관학교에 진학하길 원할 정도로 군에 대한 애정이 깊었다. 차남인 고 강광철씨는 제주수산고를 졸업하고 부산에서 일하던 중 71년 입대해 74년 상병으로 제대했다. 3남 고 강관석씨는 다정다감한 성격에 외모도 훤칠했다. 어린 조카에게 “삼촌, 군대 다녀오마”라고 말한 뒤 입대한 그는 68년 비무장지대(DMZ)에서 정찰임무를 수행하다 우연히 마주친 적과 교전 중 전사했다. 4남 고 강광섭씨는 해병대에 지원해 성실히 군생활을 마쳤다.

3대의 6명도 모두 병역의무를 이행했다. 3대 맏이인 강건배씨는 “평범한 가정인데 이런 영예로운 상을 받게 돼 참 기쁘고 자랑스럽다”고 수상 소감을 밝혔다. 그는 “육체적으로 정신적으로 건강한 덕분에 가족들 모두 병역의무를 이행할 수 있었다”며 “군대는 꼭 한번 다녀와야 하는 곳”이라고 강조했다. 역시 3대인 강건후(37)씨는 “4대에까지 병역명문가의 전통을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병무청이 2004년 시작한 병역명문가 선정은 1대 할아버지부터 2대 아버지와 아버지의 형제, 3대인 본인 또는 형제, 사촌 형제까지 모두 군복무를 마친 가문을 대상으로 하고 있다. 올해는 498가문이 신청해 역대 가장 많은 302가문이 선정됐다.

박진섭(63)씨 가문과 이성호(53)씨 가문은 금상인 국무총리표창을 받는다. 박씨 가문은 1대 고(故) 박재길씨가 6·25전쟁에 참전했으며, 2대 4명과 3대 7명 등 모두 12명이 현역으로 복무했다. 이씨 가문은 1대 고 이현창씨에 이어 2대 3명, 3대 5명 등이 현역으로 군 복무를 마쳤다.

시상식은 17일 오전 10시 서울 세종문화회관 세종홀에서 열리며 김황식 국무총리와 김관진 국방장관 등이 참석한다. 총리 참석은 올해가 처음이다.

최현수 군사전문기자 hscho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