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 연봉 2010년 36% 인상… 금융위기 주범 글로벌 은행들 ‘반성 끝’
입력 2011-06-15 18:19
미국과 유럽의 주요 은행 최고경영자(CEO)들 연봉이 한 해 사이에 36%나 뛴 것으로 나타났다.
영국의 경제 전문지 파이낸셜타임스(FT)는 미국 기업 급여 연구·조사전문 에퀼러(Equilar)의 자료를 인용해 주요 15개 은행 CEO의 지난해 연봉이 970만 달러라고 1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2009년보다 36% 늘어난 액수다. 하지만 이들 15개 은행의 매출은 같은 기간 2.9% 늘어나는 데 그쳤다.
가장 연봉이 많은 CEO는 JP모건체이스의 제이미 다이먼 행장으로 2077만6324달러(약 225억원)에 달했다. 2009년 126만5708달러보다 15배 이상 많아졌다. 골드만삭스의 로이드 블랭크파인 CEO의 지난해 연봉도 전년보다 15배 정도 늘어난 1411만4080달러(약 150억원)로 조사됐다. 바클레이스의 존 발리 CEO가 2009년보다 2배 이상 늘어난 594만5949달러(약 640억원)를 받아가는 등 연봉 인상률이 50% 이상인 CEO가 모두 5명인 것으로 조사됐다.
현금이나 주식 등의 보너스를 받아간 CEO도 2009년 6명에서 지난해 14명으로 늘었다. 특히 이들 CEO는 스톡옵션 등 유동적인 보상보다 고정적인 급여를 대폭 인상했다. 정부가 은행 경영진의 과도한 모험 경영을 규제하자 고정적인 급여를 인상하는 방식으로 수입을 보충한 것이다.
FT는 금융위기의 원인이었던 글로벌 은행들이 반성을 끝낸 것이 CEO의 연봉인상으로 나타났다고 비판했다. 또 이들 CEO가 정치권과 여론의 비판을 피하기 위해 2008∼2009년 보여줬던 보너스 포기 등의 보여주기식 행동도 완전히 사라졌다고 지적했다.
김도훈 기자 kinch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