쇄신파 남경필, 당대표 출마선언

입력 2011-06-15 18:21

한나라당 남경필(4선) 의원이 15일 ‘7·4 전당대회’ 당 대표 경선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당 쇄신과 세대교체를 내세운 남 의원은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한나라당 쇄신세력의 대표로서 반드시 당의 대혁신을 이뤄내겠다”고 말했다. 그는 또 “8월로 예정된 서울시의 무상급식 주민투표는 또 다른 갈등을 예고하는 만큼 주민투표를 철회하고 정치적 타협을 이뤄야 한다”고 주장했다. 남 의원은 지난달 6일 한나라당 원내대표 선거에서 중도파인 황우여 의원을 당선시키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쇄신파의 지지를 받고 있다. 따라서 그의 경선 성적표는 당내 쇄신 분위기를 가늠해볼 수 있는 척도가 될 전망이다.

전날 박진(3선) 의원에 이어 남 의원이 경선 출마를 선언하면서 아직 전당대회에 나설 대표주자를 고르지 못한 친이명박계 의원들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현재 친이계 주자로는 김무성(4선), 원희룡(3선), 나경원(재선) 의원 등이 거론된다. 그러나 친이계는 이들 중 누구를 대표주자로 정할지 의견을 모으지 못한 상태다. 친이계 핵심 의원은 “내부에서는 김무성 의원을 지지하는 여론이 높은 편”이라며 “당내 여러 계파와 원만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고, 원내대표 시절 당을 안정적으로 이끈 점 등이 고려됐다”고 전했다.

그러나 친이계 대표주자로 거론되는 의원들은 조심스러운 입장이다. 특정 계파의 지지를 받는 후보로 낙인이 찍힐 경우 당 화합과 통합 이미지가 저해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친이계만의 지지로 경선에서 승리해도 친박근혜계와 쇄신파의 저항을 받는 ‘반쪽 대표’로 전락할 수 있다. 김 의원 측 관계자는 “김 의원은 전대에 출마한다면 친이계 지지와 친박계의 인간적 신뢰를 통해 하나 된 한나라당을 강조할 생각”이라며 “특정 계파의 지지만 받는다면 출마 명분이 없어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당 대표 경선 출마를 검토 중인 김형오(5선) 전 국회의장은 출마 쪽으로 기우는 듯한 모습이다. 김 전 의장은 본보와의 통화에서 “출마 여부를 고심 중”이라면서 “주위에서 출마를 바라는 사람들이 많고, 당을 위해 몸을 던질 각오도 돼 있다”고 말했다.

노용택 기자 nyt@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