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교회 오케스트라 만들기' 감동 프로젝트

입력 2011-06-15 14:58


[미션라이프] 부산시 가덕도에 위치한 소양보육원에는 감동을 연주하는 ‘소양오케스트라’가 있다. 1990년 상처입은 아이들의 마음을 치료해주고 싶어 지형식 원장이 창단했다. 3년 전, 소양오케스트라가 미국 LA 샌프란시스코 등지로 순외공연을 갔을 때 일이다. 한인교회에서 ‘어메이징 그레이스’를 연주하는 순간, 많은 사람들이 눈물을 흘렸다.

“미국으로 건너와 힘든 이민 시절을 보냈어요. 그런데 저보다 이 아이들이 더 아팠을지 모르는데, 아이들에게선 그늘이 안보이네요. 오로지 연주자의 열정만 살아있어요. 참 감동적이네요.”

음악은 이렇게 사람의 마음을 움직인다. 귀로 듣는 것만으로도 꿈을 키울 수 있고, 웃음을 찾을 수 있다. 이런 ‘기적의 오케스트라’를 우리는 만들 수 없을까.

예수아카데미와 뮤직홈이 ‘우리교회 오케스트라 만들기’ 운동을 펼치고 있다. 문준경 전도사의 일대기를 영화로 만들고, 순교영성을 확산하기 위해 영성투어에도 앞장서는 예수아카데미는 세분화된 목회사역의 틀을 제시하는 문화사역단체이다. ‘천국의 섬’ 저자인 임병진 목사가 단체를 이끌고 있다. 뮤직홈은 SK마케팅컴퍼니 협력회사로 1대1 음악교육 브랜드다. 분당 갈보리교회 성도인 서동범 집사가 대표를 맡아 교회 오케스트라를 만들어 운영중이다.

최근 경기도 부천시 약대동 디바인교회에서 ‘우리교회 오케스트라 만들기 프로젝트 세미나 및 설명회’가 열렸다. 임 목사는 “교회라는 공간에서 음악을 매개로 한 문화사역을 보다 체계적이고 수준있게 전개함으로써 전도의 접촉점을 만들고, 나아가 교회 부흥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려고 한다”고 취지를 설명했다.

쉽게 말해, 우리교회 오케스트라 만들기는 일종의 ‘문화사업’이다. 교회는 지역주민들이 오케스트라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장소를 제공한다. 뮤직홈은 매달 약간의 비용을 받고 강사와 악기 지원 및 오케스트라 운영을 담당한다.

서 집사는 “입술이 두툼하거나 주걱턱인 아이들은 플룻을 불기 힘들다”며 “손이나 자녀들의 입술모양 등 신체적 특성과 음감 등을 고려해 악기를 선택하고 개인 레슨과 실전 경험이 어우러지는 통합교육을 진행한다”고 밝혔다. 이런 과정을 거쳐 구성된 오케스트라는 어느 정도 연주 실력을 쌓으면 가족과 지역주민들을 초청해 교회에서 작은 음악회를 연다.

서울 신길동 한믿음교회(이봉수 목사)가 26일 이런 자리를 마련한다. 지난 1월 유치부부터 장년부까지 참여하는 한믿음교회 오케스트라를 만든 이래 처음 갖는 연주회다. 주 2회 모여 한번은 개인레슨, 한번은 합주를 진행하며 연습했다. 이 목사는 “처음 오케스트라를 만들기 위해 두달 동안 팜플릿 등을 배포하면서 홍보했고, 그러면서 자연스레 지역 주민들에게 교회를 알리게 됐다”며 “30여명의 단원 중 한 가정이 교회에 등록해 열심히 신앙생활을 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결국 우리교회 오케스트라 만들기 운동은 전도를 최종 목표로 한다. 또 교회는 지역사회 섬김이로 수준 높은 문화공연의 기회를 주민들에게 제공한다. 현재 수정성결교회 디바인교회 이수성결교회 서울제일교회 갈릴리교회 석남중앙교회 사랑이넘치는교회 등이 오케스트라를 만들어 운영 중이다.

인천 전원교회(이동기 목사), 경기도 동두천성결교회(장헌익 목사)도 오케스트라 만들기에 한창이다. 동두천성결교회 남기훈 부목사는 “현재 어린이와 청소년을 주 대상으로 모집 중이지만 의외로 색소폰을 배우고 싶어하는 남성분들이 상당수 등록하고 있다”며 “단원을 모집하기 위해 교회가 문턱을 낮추니, 주민들이 편안하게 문턱을 넘고 있다”고 말했다. 동두천성결교회는 일주일에 두 번 자녀들이 교회에서 악기를 배우는 동안 부모가 참여할 수 있는 전도 프로그램도 구상 중이다.

국민일보 미션라이프 노희경 기자 hkro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