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광주일고 걸고 넘어지나”… 정무위 입씨름
입력 2011-06-14 21:26
14일 국회 정무위원회에서는 느닷없이 광주일고를 두고 입씨름이 벌어졌다. 한나라당 배영식 의원이 부산저축은행의 부실투자 의혹을 말하던 중 광주일고 학맥을 거론하자 이 학교 출신인 민주당 조영택 의원이 불쾌감을 나타낸 것.
배 의원은 김석동 금융위원장과 권혁세 금융감독원장에게 질의하며 “부산저축은행 대주주와 동문인 이상호씨가 캄보디아에서 사업을 벌였는데 부산저축은행의 투자금액 3000억원이 증발했다”며 경위를 추궁했다. 다음 순서로 질의를 하게 된 조 의원은 금융당국에 질의하기 전 의사진행 발언을 요청해 강한 유감을 표시했다.
조 의원은 “배 의원이 부산저축은행의 범죄행위와 부도덕을 지적한 데 대해서는 추호의 유감도 없다”면서도 “본 의원에게는 마치 저축은행 대주주와 캄보디아 사업장 책임자가 광주일고 동문이기 때문에 투자 의혹이 있다고 말한 것처럼 들린다”고 말했다. 그는 “광주일고 출신의 수많은 졸업생과 동문들은 부산저축은행 사태로 학교의 이름이 수없이 언론에 거명돼 상실감과 인격적 모독을 느끼고 있다”며 “만일 삼화저축은행 신삼길 회장과 박지만씨의 관계 때문에 박근혜 전 대표가 (비리에) 연루될 수 있다는 논리를 전개하면 박 전 대표의 명예는 어떻게 되느냐”고 반박했다.
호남 출신인 조 의원은 69년 광주일고를 졸업했다. 조 의원의 의사진행 발언이 길어지자 정무위는 소란스러워졌다. 배 의원은 곧바로 발언권을 얻고 “광주일고 출신들의 명예와 자존심을 건드리려는 것은 아니었다”며 “면밀한 분석 없이 대출·투자가 무분별하게 이뤄졌다면 사실 관계를 가려야 한다는 측면이었다”고 해명했다.
이경원 기자 neosar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