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 신용등급 3단계 하향… 유로존 재무장관 회동 “유로화 안정위해 모든 조치”
입력 2011-06-14 21:18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 재무장관들이 14일(현지시간) 그리스 지원 회의를 갖고, 유로화 안정을 위한 모든 조치를 약속하겠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앞서 국제 신용평가회사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그리스의 국가신용등급을 종전 ‘B’에서 전 세계 최하위인 ‘CCC’로 3단계 하향 조정하고 ‘부정적’ 등급 전망을 유지한다고 밝혔다. 그리스 사태가 제2의 ‘리먼 브러더스’ 사태로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 속에 ‘닥터둠’ 누리엘 루비니 뉴욕대 교수는 유로 해체가 유일한 해법이라고 지적했다.
◇유로존 재무장관들 그리스 대책회의=유로존 재무장관들이 14일 그리스에 대한 2차 구제금융 대책 회의를 마친 후 유로화 안정을 확보하는 데 필요한 모든 조치를 취하겠다는 공동성명을 냈다고 독일 dpa통신이 보도했다. 회의는 그리스 추가 지원 프로그램에 대한 견해 차이를 해소하는데 집중했다. 독일과 유럽중앙은행(ECB)은 이번 프로그램에 민간투자자들의 참여 방식을 놓고 이견을 보여 왔다.
유로존은 오는 23∼24일 열리는 유럽연합(EU) 정상회의에서 그리스에 대한 추가 지원방안을 확정할 방침이다. 최종안에는 기존 구제금융 1100억 유로(약 172조원) 중 잔여분 570억 유로와 별도로 최대 450억 유로의 추가 대출 지원 등이 포함될 예정이다.
◇그리스 국가신용등급 강등=S&P는 13일 성명에서 “EU 당국자들이 실행하려는 그리스 채무구조 조정이 민간 채권단의 분담을 강요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며 “우리 견해로는 ‘사실상의 디폴트(채무불이행)’로 판단된다”고 등급 강등 이유를 설명했다.
한편 뉴욕타임스(NYT)는 그리스가 2008년 금융위기를 초래했던 제2의 ‘리먼 브러더스’가 될 수 있다고 13일 보도했다. 독일이 ECB의 반대에도 민간 채권단을 참여시킨다면 그리스가 국가 디폴트 사태를 맞게 될 수 있고, 이는 스페인과 다른 국가에도 충격을 준다는 분석이다.
◇루비니 “유로존 해체가 유일 해결책”=리먼 사태를 정확히 예견했던 루비니 교수는 13일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에 기고한 글에서 “그리스 채무 위기가 근본적으로 해결될 수 없는 상황에서 유로존은 결국 해체로 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루비니는 “유일한 대안은 유로 사용을 포기하고 예전의 통화로 복귀하는 방법”이라면서 “역내 재정 위기국가들은 그렇게 함으로써 실질적이고 대폭적인 통화절하란 응급책으로 위기를 헤쳐갈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승주 기자 sjh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