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서북도서방위사령부 창설을 환영한다

입력 2011-06-14 17:54

백령도 등 서북 5개 도서지역의 방위를 전담하는 서북도서방위사령부(서방사)가 오늘 창설된다. 북한의 연평도 포격으로 서북 도서들의 취약성이 여실히 드러난 지 7개월 만이다. ‘쓴맛’을 본 다음이지만 이제라도 서방사가 출범하는 것을 환영한다. 이로써 서북 5개 도서의 실질적인 방어력이 보강되고 생존성도 향상될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실제로 서방사 창설과 함께 이 지역에는 병력이 증강되고 전차와 다연장포, K-9 자주포, 신형 대포병 레이더 아서 등이 배치 완료됐다. 또 음향표적 탐지장비(HALO)와 정밀타격유도무기, 코브라나 아파치 같은 공격 헬기 등도 배치될 예정이다. 그러잖아도 북한이 백령도에서 불과 50㎞ 떨어진 황해도 고암포에 대규모 해군기지를 건설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 데 비춰 서방사 창설과 전력 증강은 대단히 고무적이다. 마무리 단계인 것으로 알려진 이 기지에 배치되는 공기부양정과 공기부양전투함은 20분이면 서북 도서에 기습 침투할 수 있다고 한다.

그러나 걱정은 있다. 무엇보다 서방사 창설의 요체인 합동성이 과연 제대로 발휘될 수 있느냐는 문제다. 원래 계획됐던 서북해역사령부가 서방사로 ‘축소’되면서 자군 이기주의에 따른 합동성 약화 논란이 이미 일었거니와 서방사가 무늬만 ‘국군 최초의 합동군작전사령부’ 아니냐는 지적이 나올 수 있다.

즉 해병대사령관이 사령관을 겸하는 서방사는 해병대를 포함해 육·해·공군으로 편성되는 합동참모부를 둔다. 그러나 육·해·공군에서 배속 받은 전력을 직접 지휘해 합동작전을 주도하는 명실상부한 합동군사령부는 아니다. 해병대가 서북 5개 도서 방위를 전담하면서 유사시 합참의장이 운용하는 합동전력(타군)을 지원받는 형태다. 이래서는 지금까지와 다를 게 별로 없지 않느냐는 의문이 든다. 따라서 군은 서방사를 진정한 합동성 강화의 표본으로 만들어 이 같은 의문을 불식시켜야 한다.

서해 5도는 수도권 해상 방어의 ‘인후(咽喉)’이자 북한의 옆구리에 들이댄 ‘비수’다. 그만큼 중요한 전략요충이다. 서방사의 창설로 서해 5도의 군사적 불안정성이 크게 줄어들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