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시장 읽기] 글로벌 경기 둔화 우려에도 매수 전략 유효
입력 2011-06-14 17:46
최근 주식시장이 좀처럼 부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미국시장 역시 부진한 경제지표가 계속 발표되면서 경기 둔화에 대한 우려감이 다시 커지고 있고 이러한 부분들이 투자심리를 위축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과정에서 그동안 강세 흐름을 이끌어왔던 주도주마저 조정의 모습이 뚜렷하게 나타나면서 시장 참여자들을 더욱 혼란스럽게 하고 있다. 특히 핵심 선도주들이 시장 외부 변수에 매우 민감한 반응을 보여 변동성이 크게 나타나면서 시장이 약세장으로 전환되는 것 아닌가 하는 우려감들도 서서히 고개를 들고 있는 상황이다.
시스템 리스크가 새롭게 나타난 것도 아닌데 미국의 경제지표 둔화 소식에 너무 과민하게 반응하고 있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다. 물론 미국이 경기둔화 양상을 나타내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이러한 분위기는 어느 정도 예상된 것이었다. 다만 예상치보다 실제치가 더 약화되면서 나타난 우려감이 시장에 선제적으로 반응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이 정도의 지수 조정이라면 우려감이 충분히 선반영됐다고 판단하는 만큼 매수 관점에서 시장에 접근해도 무리 없는 주가 수준이라는 시각이다.
한편 지난주에는 예상과 달리 금융통화위원에서 6월 기준금리를 인상하면서 시장에 영향을 미쳤다. 하지만 향후 점진적인 인상 기조를 유지해 간다면 현재 금리 수준이 여전히 저금리 기조라는 점에서 주식시장에는 추가적인 악재가 되지는 않을 것이다.
오히려 이런저런 악재를 극복해 나가는 과정에서 이제 시장은 그동안의 조정으로 확연하게 낮아진 밸류에이션에 주목해야 할 때라 판단된다. 국내 시장의 주가수익비율(PER)은 2100포인트를 기준으로 했을 때 9.9배 수준이고, 이미 지수가 2100포인트 아래에 머물러 있는 만큼 주식을 매수하기에 매력적인 구간에 위치해 있기 때문이다. 긍정적인 기업 실적에도 불구하고 저평가받고 있다는 것은 한국 시장의 가장 큰 매력이다.
글로벌 경기 둔화에 대한 우려감이 아직은 진행형이라는 점에서 경계감을 늦추지는 말아야겠지만 이제는 추가 하락을 의식하기보다 하단에서의 안정에 더 무게를 둬야 할 것이다. 따라서 박스권 하단에 위치해 있다는 점에서 서서히 매수 비중을 늘려가는 전략이 필요할 때고, 여전히 중소형주보다는 대형주에 대한 관심을 유지해 나갈 것을 권한다. 대형주 내에서는 역시 그동안 시장의 중심축 역할을 했던 자동차, 조선, 화학업종 중심의 매매가 여전히 효과적일 것이다. 이후 시장이 안정을 찾아가는 것이 확연히 나타나는 시점에서 내수주 등으로 범위를 넓혀가는 전략이 필요해 보인다.
안병국 대우증권 투자 분석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