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빼앗긴 문화재 찾아오는 노력 함께하자”… 이대통령, 외규장각 도서 귀환 환영행사서 강조

입력 2011-06-12 18:49


병인양요(1866년) 때 약탈당한 외규장각 도서가 145년 만에 돌아온 것을 환영하는 행사가 11일 서울 광화문광장과 경복궁, 인천 강화군 외규장각에서 개최됐다.

이명박 대통령은 경복궁 근정전 앞에서 열린 ‘외규장각 의궤 귀환 환영대회’에서 “오늘을 시발점으로 흩어진, 빼앗긴 우리의 문화재를 다시 찾아오는 일에, 우리의 역사를 복원하는 일에 함께 노력하자”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우리는 가난 속에 살기 위해 힘써왔다. 이제는 우리의 고유문화와 문화재를 돌보아야 할 그런 시기를 맞이했다”며 “정부도 이 일에 최선을 다해 우리의 문화재를 찾는 데 힘을 모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환영대회에는 이 대통령 내외를 비롯해 외규장각 도서 존재를 처음 알린 재불 서지학자인 박병선(83·여) 박사, 도서의 한국 반환을 주장한 자크 랑 전 프랑스 문화장관, 뱅상 베르제 파리7대학 총장 등이 참석했다.

환영식은 세종로에서 근정전까지 이르는 ‘이봉(移封)’ 행렬로 시작해 근정전 앞에서의 고유제(告由祭)와 각종 축하공연으로 이어졌다. 이봉 행렬은 오후 4시20분 의궤 영인본 한 권을 넣은 가마를 중심으로 취타대와 호위무사, 의장대, 문무백관, 기마대 등 500여명으로 구성됐다. 광화문 안쪽에서는 전국 놀이패가 탈춤과 풍물놀이, 밀양백중놀이 등 전통연희를 벌였다.

도서를 약탈당했던 강화군 외규장각에서도 환영행사가 열렸다. 행사는 이봉 행렬과 의궤 봉안식 등의 순서로 진행됐으며 외규장각 도서 귀환을 축하하는 수제천무, 아박무, 무고무 등 전통공연이 이어졌다. 행렬은 1783년 규장각에서 어람용 의궤를 비롯한 도서를 외규장각으로 옮기는 과정을 기록한 ‘내각일력’의 내용을 재현했다. 외규장각은 1782년 조선 정조가 왕실 서적을 보관할 목적으로 강화도에 설립한 국가도서관이었다.

국립중앙박물관은 다음달 19일부터 두 달 동안 특별전시실에서 ‘145년 만의 귀환: 외규장각 의궤’를 주제로 특별전을 열고 의궤류를 일반에 공개할 예정이다. 박물관 전시 후에는 강화도 등지에서 순회전이 열린다.

정부는 외규장각 도서 반환에 기여한 공로로 박병선 박사에게 국민훈장 모란장(2등급)을 수여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외교통상부는 박 박사를 포함한 정부 포상 대상자 7명을 추천해 국민을 대상으로 공개검증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12일 밝혔다. 정부는 공개검증과 공적심사위원회, 국무회의 심의 등의 절차를 거쳐 이르면 7월 말 포상 대상자를 확정할 예정이다.

남도영 기자, 강화=정창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