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 3社 탈통신 걸음이 빨라진다

입력 2011-06-12 18:37

통신사들의 탈(脫)통신 움직임이 본격화되고 있다. 기존 통신시장은 성장세가 둔화되고 있고 새로운 사업 기회도 찾기 힘들다는 판단 때문이다. 통신사들은 1∼2년 전부터 비통신 부문을 강화해 왔는데 올해 들어 그 계획이 점차 구체화되는 분위기다.

SK텔레콤은 통신과 플랫폼 사업 분리라는 승부수를 던졌다. 오는 10월 커머스, 위치기반서비스, 미디어, 광고 플랫폼 등 신규 사업을 추진할 플랫폼 자회사를 설립하기로 했다. 그간 통신업계가 유·무선 합병을 통해 시너지를 창출해왔던 점을 감안하면 SK텔레콤이 비통신 부문을 따로 떼어내는 것은 새로운 시도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차세대 주력 사업인 플랫폼 부문을 통신 사업과 병행하는 것보다 분리하는 게 효율적이라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반면 업계에선 플랫폼 자회사가 통신 부문의 매출을 잠식할 수도 있는 혁신적인 서비스를 추진할 수 있을지 지켜봐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KT가 선택한 전략은 그룹 경영이다. KT는 지난달 KTF와의 합병 2주년 기자간담회에서 ‘IT 컨버전스(융합) 그룹’으로 도약하겠다고 밝혔다. 비통신사업 부문의 매출 비중을 지난해 27%에서 2015년 45%까지 늘린다는 목표다. 2015년 매출 목표 40조원 중 18조원을 금융, 차량, 보안 등 융합서비스와 클라우드, 콘텐츠 등에서 벌어들이겠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KT는 금호렌터카, BC카드를 인수했고 스카이라이프 지분을 사들여 자회사로 편입시켰다. KT는 총 31개 그룹사와 협력해 컨버전스 사업을 적극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LG유플러스도 지난해 1월 이상철 부회장 취임과 함께 탈통신을 기치로 내걸고 모바일 광고,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스마트 헬스케어 등 20여개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통신사 중 처음으로 모바일 광고 플랫폼 ‘유플러스 애드’를 출시했고 한국형 트위터 ‘와글’과 위치기반 서비스 ‘플레이스북’ 등 자체 SNS를 선보였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가입자 기반에서 벗어나 5000만 고객을 대상으로 모바일 오피스, 사물통신 등의 분야로 사업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권지혜 기자 jh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