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가율 6년6개월 만에 최고점… 매매시장 깨울까

입력 2011-06-09 18:40


아파트 전세가율(매매가 대비 전세가 비율)이 6년여 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반적으로 전세가율 상승세가 일정 수준에 이르면 전세보다는 차라리 집을 사겠다는 수요가 많아진다는 점에서 주택거래 시장이 회복세로 돌아설지 업계가 주목하고 있다.

9일 국민은행의 ‘주택가격동향조사’에 따르면 5월 말 현재 전국 아파트의 평균 전세가율은 59.0%로 집계됐다.

2004년 11월(59.5%) 이후 6년6개월 만에 최고점을 찍은 것이다. 부동산정보업체 리얼투데이 양지영 팀장은 “주택경기 침체로 집값은 계속 떨어지는 반면 전세물량 부족 등으로 전셋값은 가파르게 상승하면서 전세가율을 높인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업계에서는 전세 수요자가 매매로 돌아서는 기준이 통상 ‘전세가율 60%’라고 보고 현 시점이 매수세가 등장하는 타이밍이 될 수 있다고 기대하는 분위기다. 지방시장이 대표적인 케이스다.

지난달 전세가율은 67.7%로 2004년 7월(68.1%)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부산(67.6%)과 대전(70.3%), 울산(73.0%), 경남(65.1%) 등에서는 최근 기존 주택 매매시장에 이어 분양시장까지 활기를 띠고 있다.

양 팀장은 “지방의 경우 지난해 하반기부터 전세가율이 높아지면서 매매 수요가 늘었다”면서 “올 들어서는 매매가 상승폭이 전셋값을 웃돌면서 전세가율이 보합세를 유지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전세가율 상승에 따른 매매시장의 부활이 수도권 시장까지 확산될지는 미지수다.

서울 전세가율은 47.0%로 2009년 2월(38.3%) 이후 계속 오름세를 유지하고 있고, 수도권도 49.7%로 29개월째 연속 상승세다. 이에 대해 부동산114 김규정 리서치센터 본부장은 “서울의 경우, 지방에 비해 기본적인 주택 가격이 높기 때문에 전세가율 만으로 매매수요의 변동 연관성을 따지기는 힘들다”고 지적했다. 예컨대 서울 지역의 평균 주택가격(84㎡)이 5억원이라고 했을 때, 전세가율 50%를 따지더라도 매수자가 남은 금액(2억5000만원)을 부담하기가 벅찬 수준이라는 것이다.

건설산업전략연구소 김선덕 소장도 “현재 서울과 수도권의 전세가율 상승세를 봤을 때 매매시장에 대한 수요자들의 관심이 높아지는 상황”이라며 “하지만 금리와 대출조건, 소득증가율, 정부의 전월세 대책 등 다양한 변수가 있기 때문에 매매 시장이 살아날지는 두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박재찬 기자 jeep@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