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망說 카슈미리, 새 테러조직 구상”… 공격받기 전 탈레반 지도자 3명 등과 비밀회의 열어
입력 2011-06-08 18:07
최근 미국의 공격으로 사망한 것으로 알려진 파키스탄 무장단체 지도자 일리아스 카슈미리가 새로운 테러조직을 조직 중이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오사마 빈 라덴의 후계자로 알려진 카슈미리는 공격받기 며칠 전 탈레반 지도자 3명 등을 소집해 와지리스탄 북부에서 ‘라쉬카르-이-오사마(Lashkar-e-osama·오사마의 군대)’를 조직하는 비밀회의를 열었다고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가 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카슈미리는 빈 라덴 복수 조직을 구상했고, 공격 목표까지 정해놓고 있었다. 파키스탄 신문 익스프레스트리뷴이 입수한 기밀보고서에 따르면 카슈미리는 파키스탄 내 미국,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연합 대사관을 겨냥한 자살테러 공격을 감행할 것을 주문했다. 또 파키스탄을 방문하는 중국 고위 관료와 와흐 지역의 군수공장 등을 테러 대상으로 삼았다.
카슈미리는 파키스탄을 거쳐 아프가니스탄으로 보급되는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군의 군사식량에 대규모 독극물 주입도 계획하고 있었다. 군수물자를 운반하는 트럭의 운전기사를 납치하고 독극물을 주입한다는 구체적인 방안까지 마련했다.
이런 계획이 알려지면서 카슈미리가 아직 살아 있다는 의심이 높아지고 있다고 텔레그래프는 지적했다. 파키스탄은 그가 죽었다고 장담하고 있지만, 미국과 영국이 이를 그대로 믿지 않는다는 것이다.
한 미국 관리는 “카슈미리의 사망설은 여러 번 있었지만 틀린 정보였다. 이번에도 확실하다고 볼 수 없다. 우리는 그가 살아 있다는 가정 아래에서 대비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준엽 기자 snoop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