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적으로 가장 좋은 투자상품은?”… “원자재!”

입력 2011-06-06 18:25


주식·채권보다 높은 수익 예상… 총 자산 10%선이 바람직

“딱 하나를 택해야 한다면 원자재, 그 다음으로 부동산에 투자하겠습니다.”

손성원 미국 캘리포니아주립대 석좌교수는 지난달 31일 서울 한남동 그랜드하얏트 호텔에서 열린 삼성증권 글로벌 투자포럼에서 이렇게 말했다. 포럼 말미에 전문가들에게 직접 질문할 기회를 얻은 한 투자자가 “오늘 여러 가지 투자 아이디어를 제시했는데, 그중 단 하나만 골라야 한다면 무엇이냐”고 물은 데 대한 답변이었다.

가격 변동성이 커 투자 위험이 높다고 알려진 원자재를 전문가들이 다시 주목하기 시작했다. 단기적으로는 가격 변동이 있더라도 장기적으로 결국 오름세를 보일 것이라는 전망에서다. 손 교수는 “신흥국의 수요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기 때문에 원자재는 점점 더 필요해지고 값도 오를 것”이라고 분석했다. 삼성증권 이상대 마케팅실장은 “과거에 비해 원자재는 인플레이션을 헤지(위험회피)할 수 있는 자산이 됐다”고 평가했다.

원자재 펀드들도 부활의 조짐을 나타내고 있다. 한동안 경기둔화 가능성이 대두되며 조정 움직임을 보였지만 최근 들어서는 플러스 수익률로 돌아서고 있다. 6일 증권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달 27일부터 지난 2일까지 1주일간 국내 원자재 펀드 264개(상장지수펀드(ETF) 제외)의 평균 수익률은 3.47%를 기록했다. 최근 한 달간 수익률 -2.66%에서 크게 오른 수치다.

원자재 펀드에서 다른 테마 펀드로 빠져나갔던 자금도 다시 복귀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한 달간 855억원이 순유출됐지만 최근 1주일만 놓고 보면 16억원이 새로 유입됐다. 금 관련 펀드들도 최근 한 달간 -1.88%에서 최근 1주일간 1.84%로 평균 수익률이 올랐다.

특히 천연자원 펀드 171개의 평균 수익률은 -3.76%에서 4.08%로 큰 폭의 상승 반전을 나타냈다. 천연가스가 새롭게 대체 에너지원으로 주목받은 결과다. 동양종금증권 이석진 연구원은 “천연가스는 특유의 잠재력에도 불구하고 원자재 시장에서 소외돼 왔다”며 “일본 대지진 원전사고 이후 독일 등 일부 국가가 원자력 의존도를 낮추는 계획을 밝혔기 때문에 천연가스의 수급 구조가 크게 개선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전문가들은 장기적으로만 투자한다면 원자재 펀드가 주식이나 채권보다 더 높은 수익을 가져다줄 수 있는 훌륭한 대안투자 수단이 된다고 보고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이 당부하는 원자재 펀드의 적정 투자 비중은 전체 투자 자산의 10% 수준이다. 원자재 가격이 워낙 예상하기 어려운 다양한 변수에 따라 큰 폭으로 오르내리기 때문이다.

유형에 따라 성과가 달라질 수 있다는 점 역시 원자재 펀드 투자자들이 고려할 점이다. 동양종금증권 백지애 연구원은 “원자재 관련 지수에 투자하는 펀드가 있는가 하면 원자재 관련 기업에 간접 투자하는 펀드도 있어 유형이 다양하다”며 “투자 방법과 대상에 따라 자산 전망이 달라지는 점을 이해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경원 기자 neosar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