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 속 비밀] 마태 일어나다

입력 2011-06-06 17:35


마태는 예수의 열두 제자 중 하나이고 마가복음에 이어 두 번째 복음서인 마태복음을 쓴 사람이다. 학자들이 말하고 있듯이 마태복음은 마가복음을 바탕으로 기록되었다. 마가의 기록에 의하면 그의 본명은 레위였다.

“또 지나가시다가 알패오의 아들 레위가 세관에 앉아 있는 것을 보시고 그에게 이르시되 나를 따르라 하시니 일어나 따르니라”(막 2:14)

그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마태는 본래 레위 지파에 속하는 사람이었다. 레위 지파가 아닌 사람이 레위라는 이름을 쓰는 경우가 없기 때문이다. 갈릴리 땅이 본래 스불론 지파와 납달리 지파의 지역인데 레위 지파의 제사장들이 갈릴리로 대거 옮겨간 것은 BC 169년 안티오쿠스 4세의 대박해 때였다.

“율법서를 가지고 있다가 들키거나 율법을 지키거나 하는 사람이면 누구든지 왕명에 의해 사형을 당하였다”(마카비상 1:57)

성전을 지키던 레위 지파 사람들은 농사를 지을 줄도 몰랐고 고기를 잡는 방법도 몰랐다. 그들은 관청에 들어가 일자리를 얻기도 하고 세관에 앉아서 세금을 걷는 일에도 동원되었다. 로마 시대에 이르러 세리는 로마에서 부과하는 가혹한 세금보다 더 징수해야 그것으로 먹고 살 수가 있었다. 세리는 동포를 착취하는 자로 몰리게 되었고 창녀와 동류로 취급되어 예수께서도 그 표현을 인용하셨다.

“너희는 그를 믿지 아니하였으되 세리와 창녀는 믿었으며”(마 21:32)

당시 많은 사람들이 그렇게 했듯이 레위의 부친도 레위 지파의 자손이라는 것을 감추고 알패오라는 헬라식 이름을 쓰고 있었다. 그러나 그는 아들에게 레위란 이름을 붙여 무거운 짐을 지워 주었다. 아들의 때에는 레위 지파의 자존심을 되찾고 싶다는 소망이 있었을 것이다.

그 레위가 예수의 제자가 되었다. 그러나 그의 이름은 복음서에서도 열두 제자 중 언제나 최하위에 기록되었다. 그 자신이 예수의 이름에 누가 될까 염려해서인지 그의 모습은 언제나 제자들의 뒷전에 있었다.

그런 레위가 마가의 복음서를 손에 넣게 되었다. 아마도 같은 레위 지파 출신의 마가가 그에게 사본을 전했을 수도 있다. 레위는 그의 율법 지식과 세리 특유의 치밀함으로 구약 성경에서 예언된 메시아를 예수 그리스도에 연결시키는 데 크게 기여했다.

“아브라함과 다윗의 자손 예수 그리스도의 계보라”(마 1:1)

마태복음은 그렇게 시작된다. 그는 자신의 이름 레위를 헬라식 이름 마태로 고쳐서 구약의 이스라엘 시대에서 신약의 이방 시대로 들어섰음을 선언했다. 특히 그의 복음서에는 마가복음에 없는 예수 탄생의 경위와 동방 박사의 이야기가 기록되었다. 세원을 추적하는 세리 특유의 솜씨로 마리아를 인터뷰하여 그 사실을 캐냈을 것이다.

“예수 그리스도의 나심은 이러하니라 그의 어머니 마리아가 요셉과 약혼하고 동거하기 전에 성령으로 잉태된 것이 나타났더니”(마 1:18)

김성일 작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