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은행 비리 커넥션] 박지만으로 과녁 옮긴 민주… 사정당국 예봉 꺾기?

입력 2011-06-06 11:06

저축은행 사태와 관련, 민주당 과녁이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의 동생 지만씨로 집중되고 있다. 민주당은 국회 경제분야 대정부 질문이 있는 7일에도 ‘박지만-서향희 부부’ 관련 의혹을 추가로 제기한다는 방침이다.

박영선 정책위의장은 5일 기자들과 만나 “거의 매일 제보가 들어온다. 박지원 당 저축은행 진상조사위원장 지휘 아래 사실관계가 확인되는 대로 (박지만씨 관련 의혹을) 지속적으로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박 위원장은 4일 트위터에 “누나(박 전 대표)는 (이명박) 대통령을 만났고, 동생(박지만씨)은 신 명예회장과 어울리고, 올케(서향희씨)는 삼화저축은행 고문변호사직을 (저축은행) 사태가 난 후에 사임하고, 무슨 사유들이 있을까 그것을 알고 싶다”며 공세를 이어갔다.

오래전부터 정가에 소문으로만 돌던 ‘박지만 연루설’은 홍영표 원내대변인이 지난 3일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실명을 거론하면서 수면 위로 떠올랐다. 홍 원내대변인의 폭로가 사전에 당 지도부와 면밀히 조율된 것이라는 점에서, 민주당이 대여공세를 강화하는 수단으로 전략적으로 ‘박지만 카드’를 꺼내 들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민주당은 은진수 전 감사원 감사위원의 부산저축은행 사건 연루 정황이 드러난 지난달 말 당내 진상조사위를 꾸리고 저축은행 사건과 현 정권의 유착 의혹을 제기하며 활발하게 움직여 왔다. 이런 상황에서 당의 대표적 486 주자인 임종석 전 의원측이 신삼길 삼화저축은행 명예회장으로부터 3년간 1억원을 받았다는 의혹이 불거졌다. 당 지도부는 임 전 의원 의혹과 관련, “돈을 받은 주체나 시점이 삼화저축은행 로비와는 전혀 관계없다”며 꼬리 자르기를 시도하면서도 당혹스러워하고 있다.

따라서 내부 인사를 겨누는 사정 당국의 예봉을 꺾기 위해서라도, 여권 인사 관련 의혹을 추가로 제기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그러나 당내에서도 이번 ‘박지만 카드’가 박 전 대표를 직접 타격할 만큼의 파괴력 있을지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시각이 나오고 있다. 한 관계자는 “박씨가 누나 이름을 팔아 친박계 의원들을 만나지 않았을까 하는 정도의 의구심”이라며 “이름이 나온다면 지만씨를 아끼는 친박계 의원 한두 명 정도일 것”이라고 말했다.

김원철 기자 wonchu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