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엽제 매립’ 미군 기지 현장조사… SOFA 정식 상정 방침

입력 2011-05-20 22:07

환경부는 33년 전 경북 칠곡군 왜관읍 미군기지 ‘캠프 캐럴’ 내부에 고엽제 50여t이 불법 매립됐다는 전직 주한미군의 증언과 관련해 20일 캠프 주변에 대한 현장 환경 조사에 착수했다.

환경부는 이날 토양지하수과 직원 2명과 국립환경과학원, 한국환경공단, 대구지방환경청 등 산하기관 직원 등 10여명으로 구성된 조사팀을 현장에 급파했다. 경북도의 환경 담당 공무원들도 합류했다.

환경부 임채환 대변인은 “조사팀은 캠프 주변을 현장 답사하며 지형과 지하수·하천 흐름, 거주민 상황 등 기본 조사를 벌였다”며 “이를 기초로 주말 중 관계부처 합동회의에서 세부적인 조사 계획을 세울 것”이라고 말했다.

환경부는 전날 열린 한·미 주한미군지위협정(SOFA) 환경분과위원회에서 주한미군 측에 고엽제 매립 주장에 대한 사실 확인을 요구했고, 이 문제를 SOFA 환경분과위 정식 안건으로 상정해 기지 내부에 대한 공동 조사를 요청할 계획이다.

정부는 긴급 관계부처 회의를 열고 태스크포스(TF) 구성 등 대응책을 논의했다. 정부는 임채민 총리실장 주재로 외교통상·국방·환경·행정안전부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대책회의를 갖고 정부 차원의 TF를 구성해 운영하기로 결정했다.

한편 캠프 캐럴에 근무했던 미군 스티브 하우스씨는 이날 국내 한 방송사와 가진 인터뷰에서 “캠프 캐럴 헬기장 주변에 묻은 고엽제 드럼통은 500개가 넘는다”고 말했다. 이는 당초 알려진 것보다 2배나 많은 분량이다.

그러나 월터 샤프 주한미군사령관은 보도자료를 내고 “현재 진행 중인 기록 검토에서는 캠프 캐럴에 고엽제가 저장됐거나 이동됐다는 증거는 아직 발견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김남중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