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은행 부실 청문회] 부동산 대출 비중 48.5%… 시중은행의 ‘4배’ 육박
입력 2011-04-21 01:37
저축은행의 부동산 관련 대출 비중이 48.5%로 대출 쏠림 현상이 개선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20일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이 국회 정무위원회에 제출한 ‘저축은행 부실화 원인규명 및 대책 마련을 위한 청문회 기관보고’에 따르면 지난해 말 현재 저축은행의 부동산 관련 대출 비중이 48.5%에 달했다. 은행권의 부동산 관련 대출 비중이 13.2%인 점을 감안하면 상당히 높은 수준으로 부동산 경기가 회복되지 않는 한 경영 개선이 요원함을 보여준다.
특히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은 18.9%다. PF 대출은 2005년 말 6조3000억원에서 지난해 10월 말 12조2000억원으로 배 늘었다. 자산관리공사(캠코)에 매각한 대출자산까지 포함할 경우 PF 대출 비중은 27%로 늘어난다. 정부는 그동안 부실 PF 채권을 캠코를 통해 매각토록 했음에도 지난해 말 현재 저축은행 연체율이 17.9%에 달할 정도로, 부동산 대출 쏠림 현상이 개선되지 않았다.
또 저축은행은 시중은행과 동일한 예금보장 한도와 고금리를 앞세워 높은 수신 증가율을 기록하고 있지만 조달구조 자체는 취약하다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저축은행은 수신 증가에도 불구하고 수익원 발굴에 실패하면서 예대율도 계속 하락하고 있다. 지난해 9월 말 현재 전체 저축은행의 예대율은 78.8%로 전년(83.5%)보다 4.7% 포인트 하락했다.
김석동 금융위원장은 이날 청문회에서 “저축은행의 경쟁력 제고를 위한 일련의 조치들이 무리한 외형 확대 계기로 작용한 측면이 있다”면서 “정책과 대응의 한계도 있었다”고 실토했다.
한편 최근 영업정지된 저축은행 8곳 중 도민저축은행 등 4곳에서 영업정지 결정 전날과 당일에 인출된 돈 70% 이상이 상품 만기 전 중도해지된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정무위원회 김영선 한나라당 의원이 금융당국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도민저축은행은 영업정지 전날 오후 4시에서 당일 오전 9시까지 은행에서 인출된 185억6900여만원 중 72%가 중도해지 방식으로 빠져나갔다. 대전저축은행도 인출액의 71.7%, 중앙부산저축은행은 71.2%, 보해저축은행은 72.9%가 중도해지 인출액이었다.
이동훈 기자 dh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