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 교육과정 개정 후 초·중학교 국영수 편중 심화

입력 2011-03-20 19:05

2009 개정 교육과정이 처음 적용된 올해 전국 초·중학교에서 국·영·수 편중 현상이 심해진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가 최근 전국 334개 초등학교와 251개 중학교를 대상으로 실시한 교과편성 현황 조사 결과 국어·영어·수학 수업시수가 급격히 늘어난 반면 나머지 과목 수업시간은 크게 줄었다. 학교가 자율적으로 과목별 수업시수를 20%씩 증감할 수 있도록 자율권을 보장하는 개정 교육과정이 새 학기부터 적용되자마자 부작용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중학교의 경우 251곳 중 71.3%인 179개교에서 영어 수업시수를 3년간 기준시수(340시간)보다 평균 44.8시간 늘렸다. 수학 과목의 경우도 수업시수를 지난해보다 늘린 학교가 절반 이상인 130개교(51.7%)로 평균 34.3시간 증가했다. 국어는 20개 학교에서 평균 34.0시간을 늘렸다. 설문에 응답한 학교 가운데 영어와 수학 수업시간을 줄인 곳은 없었다. 국·영·수를 제외한 나머지 과목의 수업시수는 평균 28.7∼34.6시간씩 감소했다.

개정 교육과정이 적용되는 초등학교 1·2학년에서도 국어·수학 과목의 수업시수가 증가했다. 1학년 국어는 174개교(52.1%)가 평균 10.3시간, 2학년 국어는 153개교가 평균 10.4시간을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1학년 수학도 절반에 가까운 166개교에서 평균 8.9시간 증가했다. 2학년 수학은 전체 응답 학교의 53.9%가 수업시수를 평균 8.7∼8.9시간 늘린 것으로 조사됐다.

교총 김동석 대변인은 “개정 교육과정에 대한 우려가 이번 조사를 통해 현실로 드러났다”며 “교육이 국·영·수에 편중된 상태가 고착화될 경우 창의, 인성 부분이 악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임세정 기자 fish813@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