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KTX 시스템 안전이 생명이다
입력 2011-02-13 17:34
지난 주말 경기도 광명역 인근 일직터널에서 KTX 운행 이후 첫 탈선사고가 발생했다. 인명피해로 연결되지 않았지만 열차에 탔던 승객들의 불안과 공포, 그리고 사고 여파로 KTX 운행이 전면 중단되면서 겪은 이용객들의 혼란은 재난에 가깝다. 지난 1998년 탈선사고로 100여명이 사망한 독일 고속철 이체(ICE)를 떠올리는 사람도 많다.
중요한 것은 사고원인이다. 철도사고조사위원회의 조사가 면밀히 이루어지겠지만 일단 열차 자체의 결함은 아닌 것으로 보여 여간 다행스럽지 않다. 정황으로 미루어 열차가 선로를 바꿀 때 작동하는 선로전환기에 문제가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견해다. 전체 10량 가운데 4량까지는 제대로 레일에 올라섰다가 5량부터 선로를 이탈한 것이 증거다. 물론 기계적 결함이 아니라고 해서 안도할 수는 없다. 승객들은 차량과 선로의 활용 등 KTX 운행시스템 전체를 믿고 이용하기 때문이다.
이번에 사고를 낸 KTX 산천호 자체에 대한 불신도 해소해야 할 과제다. 부품에서 설계에 이르기까지 순수 국내기술로 이루어진 최첨단 열차로 알려져 왔으나 지난해 3월 운행에 들어간 이후 크고 작은 사고가 끊이지 않는다. 최근 4개월 사이에도 7건의 사고가 발생했다. 마산역에서 출발한 열차가 제동장치 오작동으로 서울역에 예정시간보다 54분이나 늦게 도착하거나, 부산역 출발 예정이던 열차가 배터리 고장으로 다른 열차로 대체된 것이 단적인 예다. 코레일이나 제작사는 유독 산천호에 사고가 집중되는 이유를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
고속철의 안전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코레일 측은 2004년 개통 초기 운행정시율이 87%에서 지금은 98%로 높아질 만큼 안전성 문제는 없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번 사고에서 보듯 단순한 정시율로 안전성을 담보할 수는 없다. 일본의 신칸센이 1964년 개통 이후 지진으로 인한 사고를 제외하고는 탈선사고가 전무하듯 기록으로 증명돼야 한다. KTX의 안전성이 100% 확보돼야 국민의 신뢰를 얻는 데서 나아가 앞으로 세계 고속철 시장을 주도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