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대 초반 ‘납세자의 호민관’ 탄생… 서울시립대 전 교수 박훈
입력 2011-01-28 23:19
‘납세자의 호민관’이라 불리는 국세청 납세자보호관(국장급)에 40대 초반의 대학교수 출신이 임명됐다.
국세청은 28일 서울시립대 세무학과 교수 출신의 박훈(41)씨를 2대 납세자보호관에 임명했다고 밝혔다. 박 보호관은 국세청이 생긴 이래 최연소 국장급 인사로 개방형 공모를 통해 발탁됐다. 국세청장이 임명되면 나머지 동기들은 옷을 벗을 정도로 국세청이 연공서열을 중시했던 점을 감안하면 파격적인 인사다.
이현동 국세청장도 최근 박 보호관을 불러 “기존 국세청 문화에 동화되지 말고 외부의 신선함으로 국세청에 새로운 바람을 불러일으켜 달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초대 납세자보호관은 판사 출신의 조세 전문 변호사였던 이지수씨였다. 이씨는 1년6개월여의 재임기간 동안 절차가 무시됐던 세무조사를 다섯 차례 중지시키는 등 국세청의 잘못된 관행과 싸워 왔다. 이씨가 전문성과 여성 특유의 꼼꼼함으로 납세자의 권리를 대변해 왔다면 박 보호관은 전문성과 참신한 시각을 무기로 내세울 전망이다.
박 보호관은 전남 해남 출신으로 광주 송원고와 서울대 법대를 졸업한 뒤 같은 대학원에서 조세법학 석·박사학위를 받았다. 세법 해석과 불복 절차 및 납세자 권리 보호 등에 관한 전문가로 꼽힌다. 일선 세무서와 지방 국세청의 이의신청 위원, 2009년 국무총리실 조세심판원에서 비상임 심판관으로 일하며 조세불복 실무를 익혔다.
국세청 관계자는 “박 보호관은 이론에도 밝은 전문가”라며 “국세청에 새 바람을 불러일으킬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강준구 기자 eye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