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호주얼리호 구출 성공] 초조했던 긴 시간 ‘푸른 가족’ 서로가 버팀목이었다

입력 2011-01-23 17:33


삼호주얼리호 선원들이 구출될 때까지 청해부대 최영함 승조원 가족들은 한시도 편치 못했다. 하지만 이들은 인터넷에 개설한 승조원 가족 카페 ‘푸른 가족’을 통해 서로를 위로하고 다독이며 긴 시간을 꿋꿋이 견뎌냈다.

지난 15일 승조원의 애인과 가족들은 삼호주얼리호 선원들의 피랍 소식을 곧바로 카페에 올렸다. 최영함 통신참모의 아내 황모씨는 “삼호주얼리호가 피랍당했다는 소식을 들으면서 가슴이 두근거렸다”면서도 남편에게는 “한국에 있는 가족은 내가 지킬 테니 절대 걱정하지 말고 몸조심하라”고 글을 남겼다. 이어 가족 20명이 댓글을 남기며 서로를 다독였다. 아이디 최영주임(승조원 측 대표)은 “승조원 모두 이상 없이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며 “괜한 소문에 흔들리지 말고 걱정하지 말라”고 가족들에게 안부를 전했다.

지난 20일 일부 대원들이 부상당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작전 전면실패’ 등 근거 없는 유언비어가 퍼지자 불안감을 단속하기 위해 잠시 인터넷 카페가 폐쇄되기도 했다. 하지만 가족들은 동요하지 않고 조용히 자리를 지켰다. 마침내 소탕작전 성공이 발표되자 이들은 그동안 가슴앓이를 끝내며 감사와 고마움의 글을 남겼다.

한 승조원 가족은 “오후에 운전하다 라디오에서 소식이 나오자 차를 갓길에 세워놓고 한참을 들었다”며 “매우 자랑스럽다”고 했다. 다른 가족도 “가슴 졸이며 걱정했는데 정말 다행이다. 승조원들 건강 체크하느라 바쁜 남편이 무척 멋지다”고 했다. 또 다른 가족은 “며칠간 조마조마했는데 이제는 현기증도 가시고 체증도 내려가 정상생활이 가능해졌다”며 그동안의 마음고생을 토로하기도 했다.

남편에 대한 애틋한 마음도 드러냈다. 한 가족은 “그동안 걱정돼서 울고, 마음 졸이며 울고, 겁이 나서 울고, 무서워서 울었다”며 “(지금은) 놀라서, 고마워서, 감격해서 감동하고 있다”고 했다.

다른 가족은 “얼마나 무섭고 정신없었을까 생각했다”며 “내 남편을 비롯해 UDT 대원들과 최영함 식구들 모두 자랑스럽다”고 글을 남겼다.

전웅빈 기자 im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