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배구] 대한항공 ‘구름 위의 한달’… 2011년엔 우승 넘본다

입력 2010-12-31 17:42


프로배구 대한항공이 구름 위로 날아오른 한 달이었다. 조직력을 바탕으로 한 구성원들의 고른 활약으로 개막 후 8연승을 달리며 비상을 멈추지 않았다. 대한항공은 새해 첫날 LIG손해보험을 상대로 새로운 기록에 도전한다.

지난 4일 NH 농협 2010∼2011 V리그 개막 전까지만 해도 대한항공의 8연승을 예측하기는 힘들었다. 삼성화재와 함께 양강구도를 구축한 현대캐피탈의 1강 체제가 예상됐지만 막상 뚜껑을 열었을 때 선두는 대한항공이었다.

대한항공이 선두를 유지할 수 있었던 것은 올해 감독대행 꼬리표를 뗀 신영철 감독의 리더십과 선수 한두 명에 의존하지 않은 조직력이 바탕이 됐다는 평가다. 가빈이나 문성민과 같은 초특급 스타는 없지만 선수 개개인이 고른 기량을 선보이고 있다. 에반 페이텍, 김학민, 신영수의 공격력에다 수비력 역시 조화를 이루고 있다. 여기에 현역 시절 컴퓨터 세터로 인기를 모은 신 감독의 지도를 받은 한선수의 볼 배급이 더해지면서 공수 조직력이 7개팀 중 가장 안정돼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또 상대에 일격을 당한 후 위기를 넘기는 방식도 찾아가고 있다. 지난 27일 우리캐피탈과의 경기에서 3세트 들어 상대 민경환에 고전하며 세트를 내줬지만 이내 대응책을 찾아 4세트에서 경기를 마무리했다.

경기 후 신 감독은 “위기가 찾아왔는데 선수들이 차분하게 잘 뭉쳐서 잘 헤쳐 나갔다”고 평가했다.

이는 기록으로도 그대로 나타나 대한항공은 2위 현대캐피탈에 비해 세트수가 2세트 적었음에도 686득점을 기록, 선두를 달리고 있고 블로킹, 리시브, 서브도 1위다. 대한항공은 올 시즌 들어 승리한 8경기 중 풀 세트까지 가는 경기가 한 경기도 없을 정도로 상대를 압도했다.

하지만 9연승을 이어가는 데는 나머지 팀들의 저항이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우선 새해 첫 경기인 LIG손보가 첫 번째 고비다. 밀란 페피치, 이경수, 김요한이 구축한 LIG손보의 공격 라인은 개막전에서 대한항공에 50득점을 퍼부은 적이 있다.

두 번째 고비는 9일 2위를 달리고 있는 현대캐피탈과의 맞대결이다. 현대캐피탈이 문성민의 복귀로 공격력이 한층 강화돼 대한항공이 1라운드와 같은 3대 0 완승을 거둘 수 있을지 불투명하다. 또 이 경기는 이후 선두싸움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우승후보로 꼽히는 현대캐피탈을 1라운드에 이어 연속으로 격파할 경우 대한항공의 선두 수성은 한결 수월해질 수 있다.

김현길 기자 hg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