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연금개혁 법안 반대 시위 폭력화…시위대, 드골 공항 진입로 봉쇄
입력 2010-10-21 00:34
정부의 연금개혁 법안에 반대하는 프랑스 시위대가 주요 공항 진입로를 폐쇄하는 등 극렬한 폭력 사태를 유발하고 있다. 일부 지역은 사실상 도시 기능이 마비됐다.
프랑스 노동계가 20일 파리 오를리 공항과 샤를 드골 공항 진입로 중 일부를 봉쇄했다고 공항 당국이 발표했다고 AP통신이 보도했다. 프랑스 노동총연맹(CGT)은 툴루스 공항 주변에 바리케이드를 설치했다고 주장했다.
니콜라 사르코지 대통령은 이날 시위대가 점령하고 있는 모든 유류 저장고에 대한 봉쇄를 해제시키라고 내무부에 지시했다. 휘발유 부족 사태가 한계에 다다랐기 때문이다. 한편으론 이번 사태를 정면 돌파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앞서 19일에는 전국적으로 350만명이 시위에 가담했다고 CGT가 주장했다.
프랑스 곳곳에서는 마스크를 쓴 젊은이들이 차에 불을 지르고 상점 간판을 부수면서 경찰과 충돌했다. 파리 근교 낭테르에서는 고등학교 학생 수백명이 최루탄을 쏘면서 저지하는 경찰에 돌을 던지며 맞섰다. 리옹에서는 젊은이들이 쓰레기통과 차에 불을 지르고 상점을 약탈했다. 경찰은 이날까지 시위대원 1400여명을 체포했다.
연금개혁 법안에 반대해 지난달 초부터 프랑스 전역에서 시작된 시위는 대체로 평화적이었다. 그러나 청년층의 가세로 경찰과 충돌이 빚어지면서 학생들이 노동계 시위에 가담했던 1968년과 2006년의 상황을 연상시키고 있다. 당시 학생 단체의 시위 가세는 정부가 노동 법안을 포기하도록 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특히 학생들은 21일 파리에서 대규모 시위를 계획하고 있어 긴장은 더욱 높아지고 있다. 프랑스 상원은 당초 20일로 예정됐던 연금개혁법 표결을 이날로 연기했지만 이마저도 처리가 불투명한 상황이다.
한편 BVA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사르코지 대통령의 지지도는 30%로 전달에 비해 2% 포인트 하락하면서 취임 이래 최저치를 기록했다. 일각에선 사르코지 대통령의 조기 퇴진 가능성까지 거론하기 시작했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