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자! 16강] 허정무호, 나이지리아전 라인업 “전반 따로, 후반 따로”
입력 2010-06-20 18:26
허정무호는 남아공월드컵 16강 진출 여부가 최종 결정될 23일 나이지리아전(오전 3시30분·이하 한국시간)에서 더블 스쿼드(squad·출전 선수 라인업)를 준비하고 있다.
한국-나이지리아전과 똑같은 시간에 열리는 그리스-아르헨티나전 스코어 변동 상황을 봐 가며 태극전사 기용을 최대한 신축적으로 가져가겠다는 의도다.
대표팀 관계자는 20일 “16강전 이후 선수단 운용은 일단 생각하지 않고 있다. 반드시 이겨야 하는 나이지리아전에 기용 가능한 모든 선수를 풀가동할 예정이다. 한국의 16강 진출에 결정적인 영향을 줄 수밖에 없는 그리스-아르헨티나전 진행 상황에 따라 전반전과 후반전 스쿼드가 달라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예를 들어 그리스-아르헨티나전 전반전이 아르헨티나의 넉넉한 2-0 리드로 끝나고, 한국-나이지리아전 전반전 스코어가 0-0일 경우 한국은 나이지리아와 비기기만 해도 16강에 오를 가능성이 높아지므로 한국의 후반 스쿼드를 최대한 실점을 막는 쪽으로 가져가겠다는 뜻이다. 아르헨티나가 그리스를 이기고, 한국이 나이지리아와 비기면 아르헨티나(3승), 한국(1승1무1패)이 16강에 진출한다. 그리스는 3위(1승2패), 나이지리아는 최하위(1무2패)가 된다.
반면 전반전에 그리스가 아르헨티나를 1-0으로 앞서고, 한국이 나이지리아와 0-0인 상황이 발생하면 한국은 후반전부터 공격수 전원을 출격 대기시킨다. 그리스가 아르헨티나를 이기고 한국이 나이지리아와 비길 경우에는, 아르헨티나와 그리스(이상 2승1패)가 16강에 오른다. 한국은 3위(1승1무1패)로 탈락한다. 이 관계자는 “우리가 어느 포지션의 누구를 누구와 교체할지 결정하는 데 있어 그리스-아르헨티나전 경기 도중 스코어가 1차적 고려 대상이 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원래 더블 스쿼드란 선수 자원이 풍부한 팀에서 촉박한 경기 일정을 감안해 2개의 베스트11 시스템을 운영하는 것을 말한다. 하지만 한국은 16강 진출이 최대 목표이기 때문에 나이지리아전에서 할 수 있는 모든 방법을 동원하겠다는 설명이다.
허 감독은 나이지리아전을 4-4-2 포메이션으로 시작한다. 박주영(AS모나코)이 투톱의 한축을 맡고 나머지 한 자리는 이동국(전북)이 나설 가능성이 높다. 미드필더로는 박지성(맨체스터 유나이티드)-김정우(광주)-기성용(셀틱)-이청용(볼턴)이 포진한다. 포백 수비라인은 이영표(알 힐랄)-이정수(가시마)-조용형(제주)-차두리(프라이부르크)가 왼쪽부터 차례로 배치된다. 골키퍼는 경기 감각을 유지하고 있는 정성룡(성남)이 출전한다.
대표팀은 20일 나이지리아전이 열릴 더반에 입성했다. 한국은 나이지리아를 이겨 조 2위를 확정 지을 경우 1954년 스위스월드컵 첫 출전 이후 56년 만에 원정 월드컵 16강 진출이라는 꿈을 이룬다.
루스텐버그=이용훈 기자 coo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