鄭총리 “지방선거 大敗라 생각 안 했는데…”

입력 2010-06-18 18:23

정운찬 국무총리가 국회 대정부질문에 대한 소회를 밝혔다. 정 총리는 18일 국가정책조정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국회 대정부질문을 겪으며 인식의 차이, 소통의 부족 등 여러 가지를 배웠다”고 말했다. 그는 “6·2 지방선거 결과를 보고 대통령 지지도와 비교하면 표가 안 나왔고, 여러 조사기관이 예상했던 것보다 결과가 안 좋다는 점에서 패배라고 느끼지만 ‘대패’라고는 안 느꼈다”며 “국회에 가보니 여야 할 것 없이 완패, 대패라고 해서 인식의 차이가 많구나 느꼈다”고 말했다. 이어 “지방선거를 지방 일꾼을 뽑는 것으로 생각했는데 야당에서는 국민투표 성격을 가진 것으로 생각했는지 ‘4대강 사업을 그만해라’, ‘세종시 수정안을 빨리 철회하라’는 식으로 나와서 선거에 대한 해석에서 차이가 많이 나는구나 하고 배웠다”고 말했다. 지방선거 패배 이후 세종시 문제에 대한 책임을 지고 사퇴 압박을 받는 상황에서 본인의 심경을 밝힌 것이다.

소통의 부족도 지적했다. 그는 정부와 국회 간 소통과 관련해 “대정부질문 과정에서 여러 문제점이 지적됐고, 앞으로 국회에 철저히 결과를 알려줘야겠다는 것을 다시 한 번 다짐하게 됐다”고 말했다. 아울러 “어느 의원이 정부 부처가 의안을 놓고 국회에 와서 다른 목소리를 낸다고 질책받고 부끄러웠다”며 “(우리가) 회의 때는 활발히 논의한 뒤 밖에서 다른 얘기를 안 해야 하지 않나”고 덧붙였다. 정부 부처 간 의사소통의 부족을 꼬집은 것이다.

한나라당 소장파 초선인 정태근 의원은 한발 더 나아가 대정부질문 폐지를 주장했다. 그는 “국회의원 스스로도 부끄러워하고 개정의 필요성을 공감하고 있다”며 “국회법 122조 3의 긴급현안질문 제도를 활성화하거나 예산결산특위를 상임위로 전환하면 본회의 대정부질문의 기능을 대체하고 그 이상의 효과를 낳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정 의원은 전날 사회·문화 분야 대정부질문 마지막 질문자로 나서 “이것이 우리 국회의 마지막 대정부질문이 되기를 간절히 희망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김나래 기자 nara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