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본문은 우리의 영적인 삶에 생기는 틈을 지적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살면서 큰 문제를 만날 때가 있는데 사실 그 시작은 아주 작은 것에서 비롯됩니다.
1959년 이탈리아 북부 바이온트 협곡에 댐이 건설됐습니다. 문제는 바이온트 지역 지층 구조에 석회암층이 있어서 그 틈으로 물이 스며들면 거대한 산사태가 발생할 우려가 있다는 점이었습니다. 주민들도 이 사실을 알고 있었기에 반대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습니다. 63년 10월 9일, 최악의 산사태로 엄청난 토사가 호수로 쏟아졌고 그로 인해 발생한 엄청난 쓰나미는 댐을 넘어 6분 동안 흘러내렸습니다. 추정 사망자는 약 2500명으로 집계됐습니다.
바울은 오늘 본문에서 마귀에게 틈을 주지 말라고 에베소 교회 성도들에게 당부하고 있습니다. 바울은 분을 내어도 죄를 짓지 말라고 합니다. 분을 내는 일로 죄를 짓는 데까지 나아가지 않도록 하라는 의미입니다. 그래서 바울은 해가 지도록 분을 품지 말라고 충고합니다. 분이 가득한 마음은 통제되기 어렵고 마귀가 틈타기 좋은 상태이기 때문입니다.
질병이 우리의 몸이 약해진 틈에 찾아오듯 마귀는 우리 마음이 약해진 틈에 들어옵니다. 틈은 아주 작은 것입니다. 마음의 틈은 엄청난 죄로 시작하지 않습니다. 마음의 틈은 작은 거짓말 같은 것입니다. 사람의 관계에서 거짓말이 드러나면 의심이 쌓이고 신뢰가 무너집니다. 그러면 두 사람의 관계가 깨져버립니다.
마귀는 우리 마음의 틈에 욕심이라는 작은 씨앗을 끼워 넣습니다. “욕심이 잉태한즉 죄를 낳고 죄가 장성한즉 사망을 낳느니라.”(약 1:15) 욕심은 우리 마음의 틈에 끼워질 만큼 아주 작은 것입니다. 그런데 그 욕심이 자라고 커져서 죄를 짓게 하고 깨뜨려서 돌이킬 수 없는 길로 들어가게 합니다.
저는 어린 시절 미숫가루를 물에 타서 마실 때 얼음을 넣어 시원하게 마시곤 했습니다. 예전에는 그릇에 물을 담아 얼리고 그 얼음을 깨뜨려 사용했는데 얼음을 깨뜨릴 때 사용하는 것은 큰 망치가 아니었습니다. 아주 작은 바늘을 얼음에 대고 톡톡 두드려주면 얼음은 쉽게 깨집니다. 날카로운 바늘 끝이 얼음의 틈을 파고들기 때문입니다.
마귀는 우리 마음의 틈을 노려 순식간에 깨뜨리고 죄를 짓게 합니다. 사람과 사람 사이의 틈을 파고들고, 하나님과 성도들 사이의 틈을 파고들어 관계를 깨뜨립니다. 우리는 마귀에게 틈을 주지 말아야 합니다.
그러면 마음속에 있는 틈을 메우는 방법은 무엇일까요. 바울은 에베소 교회 성도들에게 죄를 반복하지 말고 반대로 선한 일을 하라고 가르칩니다. 죄로부터 멀어지는 방법은 죄와 싸우는 것이 아니라 선한 일을 많이 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컵에 먹물이 들어있는데 숟가락으로 먹물을 퍼내는 영상을 본 적이 있습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도 더러운 물이 줄어들기는 하지만 깨끗해지지는 않았습니다. 그런데 먹물이 들어 있는 컵에 깨끗한 물을 계속 부으니 처음엔 큰 변화가 없었지만 마셔도 될 정도로 깨끗해지는 것을 봤습니다.
우리의 마음, 관계, 공동체에 틈이 생길 때 우리가 해야 할 일은 선한 일입니다. 나쁜 말, 더러운 말, 정죄하는 말이 아니라 덕을 세우는 선한 말을 많이 하는 것입니다. 처음에는 별로 효과가 없는 것 같으나 결국은 은혜가 넘치는 가정과 교회가 되어 하나님께 영광이 될 줄 믿습니다.
모상근 목사 (청함교회)
◇서울 강서구 청함교회는 청인과 농인이 함께 수어로 예배하는 교회입니다. 모상근 목사는 수어 통역과 강의를 병행하면서 자비량으로 사역을 감당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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