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도하는 엄마는 포기하지 않는다… ‘해피맘’ 12년의 기적

‘행복한 엄마가 가정을 살립니다.’ 이 믿음을 붙들고 12년간 수많은 어머니의 삶을 변화시킨 사역이 있다. 경기도 하남 성안교회(장학봉 목사) 정삼숙(62) 사모가 이끄는 ‘해피맘’ 기도 모임이다. 2013년부터 매주 화요일 열리는 이 모임은 육아와 자녀 양육의 고민을 나누고 말씀과 기도로 위로받는 치유의 장이다. 동시에 어머니의 신앙 회복이 가정과 교회 부흥으로 이어지는 통로가 되고 있다.

지난 6일 교회에서 만난 정 사모는 “행복한 엄마가 되는 것이 가정을 아름답게 하는 길”이라며 “엄마들은 해피맘 사역 현장에서 자녀 양육과 육아에 대한 고민을 나누며 신앙적으로 위로받는다”고 말했다. 이어 “자녀를 위한 어머니의 기도가 가정을 바로 세우고, 이는 자연스럽게 가정 내 새 생명의 탄생으로 이어지는 것을 경험했다”고 덧붙였다.



정 사모는 “많은 교회가 여성과 가정을 대상으로 목회를 진행하지만, 사역을 지속하기 쉽지 않은 현실”이라며 “프로그램 책임자들이 부서나 사역지를 이동하거나 교제의 어려움으로 쉽게 포기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어 “외부 강사를 섭외할 때는 비용에 대한 부담이 따르기에 지속적인 사역이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런 이유로 정 사모는 해피맘의 지도자를 담임목사 사모로 정했다. 담임목사 사모가 어머니 사역을 담당할 때 지속하기 좋으며 담임목사의 목회 철학과도 방향을 맞출 수 있어 교회 사역과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는 것이다.

해피맘이 안정적인 가정사역으로 자리매김하자 해피맘을 교회 프로그램으로 진행한 교회가 다섯 곳 생겼다. 정 사모는 “해피맘의 진행과 운영 조직 등은 교회 형편에 따라 진행된다”면서 “지속성과 교회 부흥의 탄력을 주기 위해 아무리 힘들어도 이 원칙을 고수한다”고 설명했다.

해피맘에 장기적으로 출석하는 이들도 증가했다. 10년 이상 프로그램에 참여한 이들이 전체의 60%이다. 해피맘 시작부터 매 학기 빠짐없이 등록한 참석자도 10명 중 2명가량이다. 정 사모는 “엄마들이 기도 모임을 통해 치유받고 신앙적인 성숙을 경험했기 때문에 열심히 참여한다”고 전했다.

해피맘이 12년간 지속하는 데에는 여러 고민과 연구도 있었다. 사역 초기에는 정 사모가 자신의 전공인 교육학을 살려 학문적인 접근을 시도했다. 정 사모는 “처음에는 자녀를 위한 교육과 양육에 초점을 맞춰 모임을 진행했었다”며 “그러나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고 변화시키려면 말씀이 무엇보다 필요하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밝혔다. 신앙의 균형을 강조한 그는 “말씀과 기도, 찬양이 균형을 이뤘을 때 엄마들이 진정한 의미의 행복을 경험하게 된다”고 강조했다.



물론 어려움이 전혀 없었던 것은 아니었다. 정 사모의 말이다. “3년 6년 9년 차에 위기가 찾아왔어요. 이 사역을 계속할 수 있을지 많이 고민했고 포기하고 싶었던 적도 여러 번이었죠.” 1년 두 학기제로 운영하는 프로그램의 강연을 매주 준비하는 데 따른 탈진이 3년 주기로 찾아온 것이다. 프로그램 운영을 위한 재정적 어려움도 있었다.

정 사모는 “해피맘을 진행할 때 두 아들이 해외에서 유학 중이었는데 용돈조차 보내주지 못했다”며 “내 아이들에게도 좋은 엄마가 되지 못하는데 이 사역을 하는 게 의미 있을지 고민했던 시간이 있었다”고 했다. 이어 “그때마다 제가 할 수 있는 것은 기도뿐이었다”며 “눈물로 기도하며 내게 주신 응답은 어머니를 살리는 사역에 힘쓰라는 것이었다”고 덧붙였다.

올해로 12년째 사역 중인 정 사모는 “사역을 시작한 지 10년 이상이 되니 저 역시 신앙적으로 성숙해지고 그 과정에서 하나님이 지혜를 주셨다”며 “3년마다 찾아오는 슬럼프가 깨진 것 같아 올 한해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정 사모는 어머니를 신앙적으로 회복시킨다는 과정에 참여한다는 자부심이 크다. 어머니의 신앙이 세워지면 가정과 교회가 살아난다는 확신 때문이다. 해피맘 사역뿐 아니라 그가 살아온 인생의 경험도 해피맘에 대한 생각을 강화했다. 그는 개척교회에서 80만원 사례비를 받던 시절부터 신앙적 성품 교육을 강조했고 미국 명문대인 예일대 대학원에 두 자녀를 진학시키고 또 졸업시켰다. 그는 “좋은 어머니보다 기도하는 어머니가 더 어렵다”며 “그렇기에 기도를 먹고 자란 자녀는 말씀으로 지혜롭게 자랄 수 있다”고 조언했다.

말씀과 기도로 자녀를 키운 정 사모의 간증은 교회학교 부흥으로 이어진다. 성안교회에서 다음세대는 교회 구성원의 절반 가까이 된다. 그는 “해피맘에 참여하는 이들은 20대 젊은 엄마부터 손주를 키우는 60세 이상 할머니까지 다양하다”며 “이들의 간절한 기도와 함성이 한국교회를 부흥시키리라 믿는다”고 말했다.

글·사진=박윤서 기자 pyuns@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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