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유죄 취지 파기 판결에 대해 법원 내부에서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 한 현직 판사는 공개적으로 조희대 대법원장 사퇴를 요구했다.
서울중앙지법 김주옥(사법연수원 32기) 부장판사는 7일 법원 내부망 코트넷에 올린 게시글에서 “개별 사건 절차와 결론에 대해 대법원장이 이토록 적극적으로 개입한 전례가 있느냐”고 지적했다. 이어 “대법원장의 정치적 신념에 사법부 전체가 볼모로 동원돼선 안 된다”며 “사법부의 정치적 중립에 대한 해명할 수 없는 의심에 대법원장이 책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전국법관대표회의가 임시회의를 소집해 대법원장 사퇴 권고 등을 논의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부산지법 동부지원 노행남(29기) 부장판사도 게시글을 통해 “피고인(이 후보)의 몇 년 전 발언이 평화로운 대한민국에 계엄령을 선포해 온 국민을 공포에 떨게 한 전직 대통령(윤석열) 행위보다 악랄한 것이냐”고 했다.
앞서 청주지법 송경근(22기) 부장판사와 부산지법 김도균(33기) 부장판사도 대법원 판결 비판글을 올렸다. 김도균 부장은 “이례적 재판이 반복되면 일반인들은 재판을 신뢰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송 부장은 “30여년간 근무하면서 보지도 듣지도 못했던 초고속 진행이었다”고 했다.
반면 의정부지법 남준우(34기) 부장판사는 “법원 내 비판적 의견만 존재하는 것으로 오인할까 하여 결론의 당부를 떠나 대법원장님과 대법관님들의 고뇌에 찬 판결에 존중과 경의를 표한다”며 “재판 진행, 판결 유불리에 따라 법관 탄핵, 국정조사, 청문회 등을 언급하는 것에 단호히 반대하고 깊은 우려를 표한다”는 글을 올렸다.
나성원 기자 naa@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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