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달 2일 미국의 상호관세 부과를 앞두고 백악관 당국자가 미국이 무역 적자를 보고 있는 대표적인 국가 중 하나로 한국을 거명하며 비관세 장벽 철폐를 촉구했다.
케빈 해셋(사진)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은 17일(현지시간) CNBC방송 인터뷰에서 “유럽과 중국, 한국에 대한 무역 적자가 매년 지속되고 있다”며 “이런 무역 적자가 존재하는 이유는 비관세 장벽이 있고 관세가 높아 미국 기업들이 경쟁하기 어렵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예고한 상호관세를 옹호하는 과정에서 한국을 대미 무역 흑자국으로 꼽은 것이다.
해셋 위원장은 “그들(무역 흑자국)이 당장 모든 장벽을 낮추면 협상은 끝날 것”이라며 “우리는 많은 나라가 트럼프 대통령의 협상에 호의적으로 대응할 것으로 기대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매우 유연하다”고 말했다.
해셋 위원장은 무역 장벽을 없애지 않는 나라에는 관세를 부과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국과 미국은 자유무역협정(FTA)을 맺고 있어 사실상 무관세로 교역하고 있다. 따라서 해셋 위원장의 발언은 한국의 비관세 장벽을 철폐하라는 요구로 해석된다. 한국의 지난해 대미 무역 흑자액은 557억 달러(81조원)로, 미국 입장에서 한국은 8번째로 무역 적자액이 많은 교역국이다.
해셋 위원장은 또 “지금부터 (상호관세가 발표될) 4월 2일까지 일부 불확실성이 있을 것”이라며 “그러나 4월이 오면 시장은 상호주의적 무역정책이 매우 타당하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조셉 윤 주한 미국대사대리도 18일 서울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트럼프 행정부가 무역 적자 해소를 중요한 과제로 내세우고 있다며 한국이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 대사대리는 “솔직히 말해 무역 적자는 줄어들어야 한다. 새 행정부도 이게 문제가 있다고 보고 있다”며 “그래서 무역 장벽을 없애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상호관세와 관련해선 “비관세 장벽이나 시장 접근성 문제 등을 다 고려해서 계산할 것”이라며 “비관세 장벽을 낮추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워싱턴=임성수 특파원, 박민지 기자 joylss@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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