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은 28일 우르술라 폰 데어 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 마르크 뤼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사무총장과 연이어 전화 통화를 갖고 북한의 러시아 파병 및 우크라이나 전쟁 참전과 관련한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윤 대통령은 “북한군의 우크라이나 실제 전선 투입이 예상보다 빠른 속도로 이뤄질 수 있는 엄중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폰 데어 라이엔 집행위원장, 뤼터 사무총장과의 통화에서 “북·러의 불법적 군사협력이 한반도와 세계 평화를 위협하고 있다”며 “북·러 군사협력의 진전 여하에 따라 단계별 조치를 적극 취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폰 데어 라이엔 집행위원장은 심각한 우려를 표명하며 “이는 이미 장기화된 우크라이나 전쟁 상황을 더욱 악화시킨다”고 지적했다. 뤼터 사무총장은 “북한군이 개입된 우크라이나 전쟁 상황은 나토의 최우선 관심사”라며 “전장 관련 정보를 수시로 공유하면서 한국과 대응책을 계속 협의해 나가길 바란다”고 말했다.
나토는 이날 북한군의 러시아 쿠르스크 지역 배치를 공식 확인했다. 뤼터 사무총장은 벨기에 브뤼셀 나토 본부에서 한국 정부 대표단의 브리핑을 받은 뒤 “북한 병력이 러시아에 이송됐으며 북한군 부대들이 쿠르스크 지역에 배치됐다는 것을 확인해줄 수 있다”고 말했다. 벨기에를 방문했던 한국 정부 대표단은 곧 우크라이나로 향한다.
앞서 우크라이나 국방부 정보총국(HUR)은 러시아 본토 쿠르스크-보로네시 고속도로에서 북한군을 태운 카마즈 트럭을 러시아 헌병이 정차시켰다며 관련 감청 자료를 공개했다. 감청 자료에는 헌병이 민간 번호판을 단 트럭이 북한군 수송 차량임을 알지 못하고 제지하자 러시아군 관계자들이 이를 해결하기 위해 논의하는 대화가 담겼다.
우크라이나 국영 통신사인 우크르인폼은 북한군을 태운 트럭은 쿠르스크를 향해 이동 중이며 러시아 해군 소속 810해병여단을 증원하기 위한 것이라고 전했다. 이 부대는 쿠르스크 동쪽 루스카야 코노펠카 마을에서 우크라이나군의 진격을 저지하는 임무를 수행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경원 기자, 김남중 선임기자 neosarim@kmib.co.kr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수집,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