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축 선수들의 줄부상에 따른 공백은 없었다. ‘홍명보호’가 난적 이라크를 꺾고 월드컵 예선 3연승을 질주하며 조 선두 체제를 구축했다. 대체 자원들의 만점 활약까지 더해지면서 세대교체 가능성까지 확인하는 두 마리 토끼를 잡았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 대표팀은 15일 용인미르스타디움에서 열린 이라크와의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월드컵 아시아 지역 3차 예선 B조 4차전에서 3대 2로 승리했다. 승점 10점(3승1무) 고지를 밟은 한국은 이라크(2승1무1패·7점)와 격차를 벌린 채 B조 1위를 사수했다. 한국은 약체 팔레스타인과의 지난 1차전 무승부로 자존심을 구겼지만 오만과 요르단, 이라크를 연파하며 조 선두로 치고 나갔다.
가장 큰 고민은 손흥민(토트넘), 황희찬(울버햄프턴), 엄지성(스완지시티) 등의 부상 이탈로 생긴 왼쪽 윙어 공백이었다. 홍 감독의 선택은 지난 요르단전에 교체 투입돼 도움을 기록한 배준호(스토크시티)였다. 원톱 자리엔 주민규(울산) 대신 193㎝의 장신 오세훈(마치다)을 배치했다.
한국은 좌우 측면을 활용해 상대 수비진을 흔든 뒤 꾸준히 득점을 노렸다. 전반 41분 선제골이 나왔다. 황인범(페예노르트)이 뒷공간에 침투하던 설영우(즈베즈다)에게 긴 패스를 찔렀다. 설영우의 크로스가 배준호의 발을 거쳐 오세훈에게 전달됐고, 오세훈이 왼발로 골문을 갈랐다. 오세훈은 A매치 데뷔골을, 배준호는 2경기 연속 도움을 달성하는 순간이었다.
한국 수비진이 경계대상 1호였던 이라크 간판 아이만 후세인(알코르)을 순간적으로 놓쳐 위기를 맞았다. 후세인은 후반 5분 환상적인 오버헤드킥으로 동점골을 터뜨렸다. 곧바로 홍 감독은 오세훈과 배준호를 빼고 오현규(헹크)와 문선민(전북)을 교체 투입해 승부수를 띄웠다.
문선민이 빠른 드리블 돌파로 상대 수비를 깼고, 이재성(마인츠)이 땅볼 크로스를 시도했다. 후반 29분 오현규가 침착하게 추가골을 만들었다. 후반 38분엔 문전으로 쇄도하던 이재성이 이명재(울산)의 크로스를 다이빙 헤더골로 마무리하면서 완벽한 승기를 잡았다. 오현규와 이재성 모두 요르단전에 이어 2경기 연속 득점포를 가동했다. 5년 4개월 만에 국가대표로 복귀한 이승우(전북)는 경기 막판 이재성과 교체돼 그라운드를 밟는 감격을 누렸다.
막바지 수비 집중력이 흐트러진 건 옥에 티였다. 후반 추가시간 상대 코너킥 때 이브라힘 바예시(알리야드)에게 헤더 추격골을 내줬지만 점수 차를 벌린 덕분에 승리를 챙겼다.
박구인 기자 captai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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