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원식 국회의장이 25일 야당이 추진하는 ‘김건희 특검법’에 대해 “김 여사 관련 의혹의 범위와 폭과 깊이가 점점 깊어지고 있어 국회도 이 부분을 그냥 방치하기 어렵게 됐다”고 말했다.
우 의장은 서울 양천구 방송회관에서 열린 한국방송기자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이같이 말하면서 “대통령께서 이른 시일 안에 적극적으로 문제를 풀어가기 위한 노력을 하는 것이 민심에 맞는 일”이라고 밝혔다. 우 의장은 또 “역대 어느 정권에서도 본인 문제나 가족, 측근에 대해 의혹이 제기됐을 때 (수사를) 거부한 적이 없다”며 “대통령께서도 깊이 고민하고, 이런 요구들에 대해 신중하게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통령이 특검을 수용하지 않아 국정 동력이 떨어진 측면이 있다. 국민이 납득하기 어려운 부분까지 거부권을 행사해 지지도도 떨어졌다”고 지적했다.
앞서 국회는 지난 19일 본회의를 열어 야당 단독으로 ‘쌍특검법’(김건희·채상병 특검법) 등을 처리했다. 여당은 바로 윤석열 대통령에게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를 건의했으며, 대통령실 역시 “반헌법적·위법적 법안”이라며 거부권을 예고했다.
우 의장은 전날 검찰수사심의위원회가 김 여사에게 명품가방을 건넨 최재영 목사를 기소하라고 권고한 것을 두고는 “똑같은 사안을 두고 김 여사에 대해선 불기소, 다른 분에 대해선 기소를 권고한 것”이라며 “국민적 관점에선 잘 이해가 안 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다만 우 의장은 야권의 윤 대통령 탄핵 가능성과 관련한 질문에는 “(탄핵은) 명백한 불법이 드러나야 하고, 신중히 논의돼야 한다”고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우 의장은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제안한 여·야·의·정 협의체에 대해서는 “국민의 시간표로 보면 아주 시급한 일”이라며 “국회가 나서서 협의체를 만들자고 하는데도 아무 대답을 하지 않는 정부가 매우 잘못하고 있다”고 날을 세웠다. 이어 “윤 대통령과 정부가 지금 할 일은 의료계를 굴복시키는 게 아니라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것”이라며 “중요한 건 대통령의 의지”라고 강조했다.
박장군 기자 general@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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