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p나 껑충… ‘수수료 민족’된 배민, 사장님들 “절망”

배달 건수·주문 액수 늘수록 부담↑
외식물가 오르면 결국 소비자 피해
일각선 獨 DH의 수익성 압박 관측
배민 “경쟁사 무료배달로 위기감”

배달기사가 10일 ‘배민1’ 스티커가 붙은 서울의 한 카페에서 배달음식을 들고 나서고 있다. 배달의민족은 다음 달부터 입점업체에 받는 중개수수료율을 현행 6.8%에서 9.8%로 인상하기로 했다. 뉴시스

지난해 7000억원의 수익을 올린 배달의민족이 중개수수료를 전격 인상한다. 난데없는 소식에 입점 소상공인들이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수수료 부담은 메뉴 가격 인상과 외식 물가 상승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입점업체와 소비자 모두에 부담을 주는 ‘무리수’의 배경에는 모기업 딜리버리히어로(DH)에 부과된 4억유로(약 6000억원)의 과징금 때문이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된다.

배민은 다음 달부터 ‘배민1 플러스’ 서비스에 가입한 입점업체에 주문 한 건당 9.8%의 수수료를 받기로 했다고 10일 밝혔다. 기존 중개수수료는 6.8%였다. 무려 44.1%의 인상률이다.

수수료율이 오르는 만큼 입점업체의 수익은 줄어들게 된다. 가령 서울 매장에 배민1플러스로 3만원짜리 보쌈 주문이 들어오면 수수료율이 6.8%일 때는 2040원의 수수료가 부과됐다. 여기에 3200원의 업주 부담 배달비, 최대 3%의 결제정산이용료와 부가세 10%까지 더해지면 총 6754원이 빠져나갔다. 다음 달부터는 같은 메뉴에 대해 중개수수료 2940원이 붙고, 부가세 포함 총 7414원이 빠져나간다.


아무것도 안 했는데 수익이 줄어든다. 서울 강동구에서 족발집을 운영하는 김모(48)씨는 “3만원짜리 보쌈 100개를 배민1플러스를 통해 판다고 하면 예전보다 6만6000원의 수익이 배민으로 더 꽂히는 셈”이라고 말했다.

배민은 당근책도 내놨다. 배민이 이날 공개한 요금제 개편안을 보면 배민1플러스 중개수수료율을 인상하는 대신 고정 배달비를 낮추고, 포장 중개수수료(6.8%)를 내년 3월까지 50% 할인해준다.

배달비는 이런 식으로 내려간다. 그동안 고정부담 배달비는 2500~3300원으로 책정됐는데 1900~2900원으로 인하한다. 배달 주문 수가 가장 많은 서울 지역에서는 업주 부담 배달비를 기존 3200원에서 2900원으로 300원 내린다. 경남·경북 일부 지역은 2800원에서 1900원으로 900원 떨어진다.

그럼에도 여론은 들끓고 있다. 자영업자들은 배달 건수가 늘어날수록, 건당 주문 액수가 커질수록 더 많은 경제적 부담을 감당해야 한다고 토로했다. 서울 종로구에서 도시락집을 운영하는 김모(47)씨는 “최근 단체로 배달 보이콧까지 했는데 오히려 중개수수료가 높아졌다”며 “배민을 사용하지 않으면 매출이 떨어지니 울며 겨자먹기로 수긍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여의도의 한 치킨집 사장 이모씨는 “선심 쓰듯 배달비 고작 ‘300원’ 내려주는 게 무슨 의미가 있는지 모르겠다. 시장 독과점의 폐해로 느껴진다”고 했다. 배민은 배달 플랫폼 시장에서 65%가량을 점유하고 있는 압도적 사업자다.

배달 장사를 하는 식당들의 수수료 부담이 커지면 외식 물가 상승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배민으로 빠져나가는 수수료 부담을 메우기 위해 메뉴 가격을 올리는 수순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결국 물가 상승 부담이 더 커지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업계에서는 배민의 최근 행보가 독일 모기업 DH의 수익성 제고 압박과 관련이 있다는 말이 힘을 얻고 있다. 배민이 지난 2일 이국환 대표가 사임한 지 불과 몇 시간 만에 ‘배민클럽’ 유료화를 발표한 데 이어 약 일주일이 지난 시점에 배달 중개이용료까지 올린 일이 자연스럽지 않다는 것이다.

DH는 지난 7일 반독점법 위반 혐의로 유럽연합(EU)으로부터 4억 유로(약 6000억원)가 넘는 과징금을 부과받을 가능성이 있다고 밝힌 바 있다. DH는 지난해 배민이 6998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린 후 4000억원이 넘는 배당금을 가져갔다.

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 정부 차원에서 수수료 인하 협의체까지 추진하고 있는데 이례적 조치”라며 “장기적 경영을 염두에 둔 태도는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다른 관계자도 “현 배달 생태계를 만들었던 배민이 자신의 손으로 시장을 무너뜨리고 있는 형국”이라고 비판했다.

배민은 업계 내부 과열 경쟁 여파에 따른 불가피한 정책이라고 설명했다. 배민 관계자는 “경쟁사의 무료배달로 출혈경쟁이 지속되면서 심각한 위기감을 느껴왔다. 중개이용료에 대한 인상은 업계에서 통용되는 수준”이라며 “이 대표의 사임, DH의 수익성 압박과는 관계가 없다”고 말했다.

박성영 이다연 기자 ps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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