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 > 전체기사

‘100원 포인트 모아 편의점 가야지~’ 너도나도 ‘짠테크’

자린고비처럼 돈 절약하는 재테크
토스 등 ‘무지출 챌린지’ 서비스 내놔
고물가 지속에 ‘욜로’와 정반대 흐름


직장인 윤모(29)씨는 매일 아침 눈을 뜨면 가장 먼저 금융 서비스 애플리케이션을 열어 출석체크부터 한다. 무작위로 나오는 1~9원의 포인트를 받기 위해서다. 윤씨는 “1000원 이상 모이면 포인트를 현금으로 바꾸는데, 금액이 크진 않지만 알뜰하게 모은 것 같아 기분이 좋다”고 말했다.

‘짠테크’가 일종의 트렌드로 자리잡으면서 짠테크족 맞춤 금융 서비스가 쏟아져 나오고 있다. 짠테크는 자린고비처럼 돈을 절약하며 재테크를 한다는 의미다. 고물가 시대에 대응해 허리띠를 졸라매는 사람들이 많아지자, 금융사들이 고객들의 절약을 응원하기 시작한 것이다.

토스는 ‘CU멤버십 사후 적립’ 서비스 출시 한 달 만에 적립 건수가 80만 건을 넘어섰다고 10일 밝혔다. 편의점에서 물건을 살 당시에 멤버십 포인트를 적립하지 못했더라도 토스 앱을 통해 추후에 적립할 수 있도록 한 서비스다. 적립률은 일반회원의 경우 0.5%, VIP회원은 2%로, 1만원을 써도 적립액은 50~200원이다. 뒤늦게 푼돈이라도 모으려는 이들이 그만큼 많아진 것으로 볼 수 있다.

일정 기간 아무런 소비를 하지 않으면 보상을 주는 ‘무지출 챌린지’ 서비스를 내놓은 곳도 여럿이다. 인터넷을 중심으로 유행처럼 번진 자발적 무지출 챌린지에 착안한 서비스다. 주로 마이데이터를 통해 소비자의 카드 이용내역 등을 연계하고 도전 기간 동안 지출 내역이 없으면 보상을 주는 형식이다. 마이데이터는 은행 계좌, 카드 내역 등 자신의 금융 정보를 한번에 불러올 수 있는 서비스다.

지난달 토스는 무지출 챌린지 베타 서비스를 시작했고, 핀크 역시 비슷한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핀테크 업체들은 결제수익을 조금 포기하더라도 일단 짠테크 열풍에 올라타 이용자를 끌어들여 광고 수익 등을 늘리는 것이 이득이라고 판단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뱅크샐러드는 지난달 합동 절약 게임인 ‘샐러드게임’ 참가팀을 모집했는데 당초 600팀(3000명)을 모을 예정이었지만 신청 인원이 몰려들어 1000팀(5000명)으로 규모를 늘렸다. 5일 간 5명의 팀원이 미리 설정한 예산 안에서 지출하면 지출 금액만큼 상금을 돌려받는 형식이다.

짠테크 바람은 2022년 고물가 추세가 심화되면서 불기 시작했다. 이전 몇 년간 아끼지 않고 소비하는 이른바 ‘욜로(YOLO·인생은 한번이다)’가 유행이었는데, 물가가 뛰고 재테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자 정반대 흐름이 시작됐다. 유튜브 등 SNS에서도 각종 짠테크 관련 콘텐츠가 인기다.

소비가 줄어드는 것이 수치로 확인된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5월 소매판매는 전월보다 0.2% 떨어졌다. 두 달 연속 감소세로, 지난해 같은 달과 비교하면 3.1% 줄었다. 음식료품이나 승용차 등은 소폭 늘었지만 의복 등 준내구재에서 2.9% 감소했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짠테크를 겨냥한 금융 서비스는 당분간 더 많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구정하 기자 goo@kmib.co.kr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수집,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국민일보 신문구독
X 페이스북 카카오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