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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국정개입 논란 자초한 김건희 여사 문자

입력 : 2024-07-11 00:31/수정 : 2024-07-12 11:24

지난 1월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에게 보낸 문자로 촉발된 김건희 여사발 논란이 점입가경이다. 한 전 위원장에게 문자 5건을 보낸 데 이어 같은 시기 친윤 인사들에게도 문자를 보냈고 총선 직후 시사평론가 진중권씨와도 1시간 가량 통화했다. 진씨는 10일 SNS에 “김 여사로부터 조언을 구하는 전화를 받았다”며 “김 여사가 ‘대국민 사과를 못한 것은 자신의 책임이다’ ‘사과할 의향이 있었지만 주변에서 극구 만류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국민들은 김 여사가 본인의 처신을 반성하기 위해 총선 전후 150여일간 침묵·자중한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었다.

대통령 부인이 여러 사람과 의견을 나눌 순 있다. 하지만 김 여사는 대선 전부터 논란을 일으키는 발언과 외부 접촉 등으로 구설에 올랐고 정권 출범 후 지금까지 각종 정쟁 및 의혹의 당사자다. 누구보다 언행을 조심하고 대통령 국정 운영에 누가 되지 않도록 처신에 신중을 기해야 할 위치다. 그런데 중요한 총선 때 여당 비대위원장, 대통령 측근 의원들에게 문자를 전달했고 방송인과의 통화에서 자신의 처지를 가감없이 토로했다. 영부인이 여전히 정치적 논란을 불러오는 당사자라는 걸 어떻게 이해해야 하나.

공개된 문자와 통화 내용도 문제다. 김 여사는 한 전 위원장에게는 사과할 의향이 있는 것처럼 해놓고, 같은 날 친윤 인사들에게는 ‘사과 불가론’을 내비쳤다. 진씨와는 “친윤이 사과를 말렸다”는 식으로 말했다. 이중·삼중 플레이처럼 비쳐 발언의 순수성도 의문시된다. 문자에 ‘댓글팀으로 비방 시킨다는 얘기가 있다’는 문장이 있어 지난 정부에서의 불법 댓글 조작을 연상케 했다. 여사가 사과의 필요성을 느끼면 대통령실과 상의해 결단하면 되는 일인데 경솔한 행보가 여당에도 대통령에게도 큰 부담을 안겼다.

더 큰 문제는 김 여사의 언행이 야당의 정쟁거리에 이용되고 있다는 점이다. 당장 야당뿐 아니라 많은 국민들은 ‘과연 김 여사가 이전 당 대표 또는 장관들에게 이런 식의 연락을 안 했겠나’라고 여긴다. 국정농단 프레임을 자초했다. 야당은 지금 대통령 탄핵청문회에서 김 여사 증인 채택, 해병대 채상병 사건의 김 여사측 개입설 주장 등 황당한 행보를 보이는 중이다. 이 역시 ‘김 여사 때리기’가 여론에 먹히기 때문에 벌이는 것이다. 더 이상 김 여사 리스크에 나라가 휘둘려선 안된다. 지금이라도 윤석열 대통령은 제2 부속실을 설치하고 특별감찰관을 임명해야 한다. 불필요한 논란을 차단하기 위해서라도 해야 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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