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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국회는 아수라장인데 ‘먹사니즘’ 중요하다는 李 전 대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전 대표가 10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당대표 출마 선언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이병주 기자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전 대표가 다음 달 전당대회에서 대표직 연임에 도전하겠다고 10일 선언했다. 그간 당 안팎에선 그의 연임이 ‘사법리스크 방탄’으로 비칠 수 있다는 지적이 많았다. 또 이 전 대표 ‘일극 체제’를 더 고착화할 것이란 비판도 있었다. 그제 김두관 전 의원이 대표직 경선에 뛰어든 것도 “역사상 유례없는 제왕적 1인 정당이 된 민주당의 붕괴를 막아야 한다”는 명분이었다. 그런 우려에도 불구하고 끝내 출마를 결정한 이 전 대표를 국민이 어떻게 바라볼지 자못 궁금하다.

이 전 대표는 회견에서 “지금 정치는 뭘 해야 하느냐, 단언컨대 먹고사는 문제만큼 중요한 게 없다”고 강조했다. “국민의 먹고사는 문제를 해결하는 ‘먹사니즘’이 유일한 이데올로기가 돼야 한다”고도 했다. 또 “경제가 곧 민생이고 성장이 곧 민생이자 먹사니즘의 핵심”이라고 덧붙였다. 다 맞는 말이다. 정치란 모름지기 그런 일을 해야 한다. 그런데 지금 국회에서 민주당 주도로 벌어지는 일들을 보면 그의 말은 공허하다 못해 이율배반적으로도 들린다.

요즘 상임위에선 특검 법안과 탄핵 청원, 청문회 등을 놓고 민주당은 밀어붙이고, 여당은 반대하며 사사건건 충돌하고 있다. 본회의장에선 야당의 강행 처리, 여당의 퇴장 또는 무제한 토론이 일상화됐다. 이 전 대표 출마 선언 순간에도 민주당은 이달 중 검찰청 폐지 등을 담은 검찰개혁 법안을 발의하겠다고 밝혔다. 심지어 듣도 보도 못한 일명 ‘법 왜곡죄’와 ‘수사 지연 방지법’도 내겠다고 한다. 그런데 이런 것들이 이 전 대표가 말한 국민들 먹고사는 문제와 무슨 관련이 있는가. 이게 먹사니즘의 핵심인가.

국민은 정치권이 제발 좀 먹고사는 문제를 우선 해결해줬으면 하는 한결같은 바람을 갖고 있다. “지금 정치가 할 건 먹고사는 문제다”라는 이 전 대표 말을 가장 경청해야 할 대상은 민주당이다. 앞으로 국민은 이 전 대표와 민주당이 진짜 먹사니즘을 유일 이데올로기 삼아 민생 정치를 펼칠지 두 눈 부릅뜨고 지켜볼 것이다. 듣기 좋은 말은 잔뜩 해놓고 정작 실천하지 않는다면 그건 국민을 우롱하는 일이다. 원내 제1당이 그래선 더더욱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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